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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압박에 결심, '최소한의 방어전략' 선택 [현대百 순환출자 해소]"출자구조 개선 목적, 지주사 전환·계열분리 계획 없어"

박상희 기자공개 2018-04-06 09:22:2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5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동시에 향후 지주사 전환 및 계열 분리 등 추가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은 없다고 밝혔다. 선제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보다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문제 삼고 있는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수동적으로 방어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5일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다.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 영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의 구조다.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출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오너 일가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간 순환출자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해소했다.

먼저 정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고리를 끊었다.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현대백화점은 오너가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비교적 단순 방정식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했다.

이번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연일 재계를 향해 강도 높게 지배구조 개선을 외치고 있는 공정위 행보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재벌 개혁에 앞장서 온 공정위 김상조 위원장이 순환출자 해소를 비롯한 지주사 전환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편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룹 측은 이번 순환출자 구조 해소가 향후 지주사 전환 및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오너 3세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것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목적이 있다"며 "현재로선 지주사 전환이나 계열 분리를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이같은 기조는 일찍이 지분과 경영권 승계를 마친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배구조에 급격한 변화를 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04년부터 4년 간 장남 정지선 회장과 차남 정교선 부회장에게 수 차례 지분을 증여했다.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계열 분리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오너가 입장에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서둘러 추진할 이유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마저도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나서는 등 공정위 압박이 거세지자 현대백화점그룹도 오너 일가가 나서 계열사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결심한 것 같다"며 "순환출자 구조만 해소하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지주사로 전환할 니즈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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