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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이슈어? 한국증권의 남모를 고민은 투기등급 업체까지 "자금 조달 도와달라"…선별 작업 난감

민경문 기자공개 2018-04-11 13:08:2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하우스다. 그만큼 투자 기회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재무여력이 한참 떨어지는 업체들까지 'SOS'를 요청하다보니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섣불리 투자를 결정할 경우 회수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초대형 IB 5곳 중에서는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11월 판매된 '퍼스트 발행어음'은 이틀 만에 5000억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2017년 12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852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팔려나간 발행어음까지 포함하면 누적 판매액은 1조 5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의 신규 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판매액은 총 차입부채(15조 7545억원)의 5.41%에 달한다. 작년 9월 말까지만 해도 회사채 발행액이 7800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발행어음에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발행어음 금리가 2.3%(1년 만기 기준)로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운용 부담은 적지 않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면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조달과 운용의 만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도 관건이다. 유동성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제 때 투자를 집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당초 거론됐던 A급 회사채 뿐만 아니라 BBB급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을 대거 매입하고 있는 이유다. 발행 과정에서의 주관사 역할 뿐만 아니라 직접 사들이는 업무까지 진행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사모채, 현대차 부품 납품업체인 화신의 CP 등이 그렇게 발행됐다.

난감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최근 BBB급도 아닌 일부 투기등급 업체(BB+ 이하)들까지 한국투자증권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권의 경우 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상환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은행이나 제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업체들이 주로 찾는데 마냥 거절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증권사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KB증권은 지난 1월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철회했고 NH투자증권은 심사 일정이 계속 연기됐다. 대주주 자격 요건이 아킬레스건이었던 삼성증권은 최근 배당금 전산 오류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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