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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사퇴' 포스코, 해외사업 '컨트롤타워 부재' 리스크 인도제철소 건립 투자 첫 손실 처리, 인도네시아·베트남 순손실 지속

박창현 기자공개 2018-04-19 08:14:3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8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갑작스럽게 수장을 잃으면서 해외 사업 관리 문제가 경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각종 돌발악재로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일관 제철소 건립 난항이 대표적이다. 대내외 변수가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내부 컨트롤타워마저 흔들면서 당분간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1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권오준 회장의 사임 안건을 결의했다. 권 회장이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진 절차였다. 권 회장은 아직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정권 교체와 각종 의혹 제기로 인한 부담감에 사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최고 경영진이 흔들리면서 포스코 내부도 혼돈에 빠졌다. 특히 각종 이슈가 산적해있는 해외 사업 관리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일관제철소 처리 문제가 대표적이다.포스코는 2005년 인도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총 120억 달러를 투입해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였다. 그 해 인도 정부와 제철소 용지와 철광석 채굴권, 전용 항만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후속 투자도 이어졌다. 투자 첫 해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사업 초기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526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2009년과 2012년 추가 출자를 단행하면서 총 1865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제철소 건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 반대와 국제 환경단체 시위까지 돌발 악재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인도 정부 또한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MOU만 체결했을 뿐 착공조차 못한 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수익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각종 비용 부담만 늘어가면서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법인에 대한 손상차손 검사를 실시해 총 1092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이는 전체 투자비(1865억원)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 여건과 수익 구조 등 전체적인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가 인도법인에 대해 손상을 인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투자금 손실 처리가 철수를 염두에 둔 사전 조치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포스코는 즉각 부인했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와의 사업 재개 협상과 추가 투자 손실 최소화 대책이 시급한 실정에서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한 형국이다.

해외 계열사 관리 공백도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흑자 수익 구조가 구축된 지역은 많지 않다. 특히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급하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함께 세운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는 지난해 판매가격 상승과 후판 내수 판매 확대로 가동 후 첫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자 등 각종 금융 비용까지 반영된 순손익은 아직도 1000억원이 넘는 적자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3년간 누적된 순손실액만 7000억원에 육박한다. 집중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베트남 포스코 SS비나 또한 가동률 상승과 내수 가격 강세로 손실폭이 줄고 있지만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해외 철강 사업 안정화 입구에 도달했지만 다시금 회장 중도 퇴임이라는 돌발 변수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경영 철학에 따라 글로벌 사업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포스코 또한 회장 교체 과정에서 시행 착오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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