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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운곳 긁어준 CS, LG화학 ECM 데뷔 이끌다 자사주 활용방안 묘안 들고 자금조달 니즈 해결

이길용 기자공개 2018-04-20 13:46:1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캐피탈마켓(Capital Market) 시장을 외면하던 LG화학이 창사 이후 최초로 주식자본시장(ECM) 딜을 성사시켰다. LG그룹 계열사들은 인수·합병(M&A)에는 적극적이지만 주식을 활용하는 ECM 딜에는 소극적이었다.

특히 LG화학은 글로벌 신용등급을 받고도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을 하지 않을 정도로 원화채권 의존도가 높았다.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화학의 대규모 투자와 자금 조달 니즈를 재빠르게 파악해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LG화학은 지난 11일 해외 EB에 대한 프라이싱(Pricing)을 마무리했다. EB 교환주식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28만 4888주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12월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LG생명과학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취득한 보통주를 이번 EB 발행에 활용했다.

트랜치(tranche)는 미국 달러화(USD)와 유로화(EUR)로 나눴고 각각 2억 2000만 달러와 3만 1000만 유로의 EB가 발행됐다. 지난 10일 종가 36만 8000원 기준으로 달러화와 유로화의 프리미엄은 각각 25%(46만원)와 45%(53만 3600원)로 결정됐다.

이번 딜은 주관사 CS를 제외한 국내외 증권사 모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이 ECM 딜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글로벌 신용등급이 있는 LG화학이 원화채권 조달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M&A를 통한 사세 확장에는 적극적이지만 ECM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2000년대 초반 GS·LS 등과 그룹 분리를 마무리했고 이후 지주사 전환을 빠르게 이뤄내면서 대기업 그룹 지배구조의 모범생으로 손꼽혔다. 순환출자 구조 등 ECM 딜이 파생될 수 있는 고리가 없다보니 주식 관련 거래가 뜸했다. 2011년 9804억원의 LG전자 유상증자, 2013년 3000억원의 LG이노텍 전환사채(CB) 이후에 LG그룹은 ECM 딜이 한 건도 없었다. LG화학은 금호타이어 외에 들고 있는 상장사 주식이 없어 ECM에서는 관심 밖이었다.

원화채권 시장의 빅이슈어(Big Issuer)인 LG화학은 외화채권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LG화학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한 건의 회사채를 발행해 8000억원과 1조원을 조달했다. 반면 한국물 시장에서는 발행 실적을 단 한 건도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신용등급은 무디스(Moody's)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각각 A3(안정적)과 A-(안정적) 등급을 평정받고 있다. LG화학의 글로벌 등급은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한국물 데뷔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관사인 CS는 LG화학의 자사주와 자금 조달 니즈를 파악해 이번 딜을 단독으로 성사시켰다. 해외에 전기자 배터리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 LG화학은 화학 업황 호황에도 투자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이번에 유로화와 달러화로 조달한 자금을 각각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투자하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자사주에 대한 활용 방안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본업과 2차전지 호황으로 주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사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경우 할인율 적용이 불가피하지만 EB의 경우 주가 상승에 대비해 프리미엄을 인정받으면서 발행이 가능하다. 특히 LG화학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발행된 채권이 없어 희귀성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EB는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 없이도 딜이 가능한 비엔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철저한 보안 유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을 커버하는 국내외 증권사는 차고 넘치지만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발행사가 만족스러운 수준의 딜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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