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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쟁탈전]우리銀의 전산인프라 '선점자 우위' 넘사벽②기존 사업자에 절대 유리…기술·트렌드 변화 따라 교체가능성도

원충희 기자공개 2018-04-23 10:17:11

[편집자주]

복수체계로 전환된 서울시금고 입찰 제안서 접수가 이달로 다가온 가운데 시중은행의 '눈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 규모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시금고로 지정되면 다른 기관영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주요 은행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서울시금고 평가항목 중 배점이 높아진 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이다. 금고를 관리하고 세입세출 업무를 자동 처리할 수 있는 전산능력이 중요해졌다. 전산인프라의 경우 '선점자 우위(first mover advantage)'가 강한 분야라 기존 사업자에 유리한 면이 있다. 결국 우리은행이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발휘할지, 아니면 도전자들이 선점자 우위를 넘어설 지가 관건이다.

서울시금고 조례 제7조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5개 평가항목 중 재무구조 다음으로 배점 높은 항목이 금고업무 관리능력이다.

세부적으로는 △세입세출 업무 자금관리 능력(5점) △금고관리 업무 수행능력(7점)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7점) △수납시스템(OCR센터, ETAX 등) 구축·운영능력 및 계획(6점)으로 나눠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에는 전산처리능력 항목의 배점을 기존 5점에서 7점으로 상향하고 전산보안 인증 등을 주요하게 보기로 했다.

광역시금고 유치단장을 지낸 한 관계자는 "서울시금고 입찰설명회에 참석한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광역시금고 업무를 하고 있는 곳이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전산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다만 금고업무를 이미 하고 있는 기존 거래처는 서울시에게 전산능력이 검증된 반면 도전자들은 그렇지 못해 아무래도 기존 은행이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금고 업무를 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기존 사업자 어드밴티지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1915년부터 103년간 서울시금고를 담당해온 우리은행은 현재 25개 자치구 통합수납시스템과 별도의 서울시 전산 수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시를 비롯한 24개 구청금고 은행으로 국내 최초 세입세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OCR(지로용지관리시스템)센터를 운영 중이며 서울시 ETAX(지방세인터넷납부시스템)가 이미 구축된 상태다. 국제보안표준 ISO27001(2010년) 인증과 금고시스템 운영, 조직, 전산에 대한 보안인증 금고시스템 ISMS(2017년)도 각각 획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고가 새로 선정되거나 변경·추가시 전산개발과 주요기관의 수납업무 대행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전산구축과 안정화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은행 간 시스템의 불일치, 데이터 집중화에서의 비효율성, 납세항목별 수납은행이 달라지는 납세의 불편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금고 거래연혁

다만 기존 은행이 유리하다 해서 다른 은행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10여년 넘게 금고업무를 했어도 교체될 수 있다. 농협은행의 경우 부산광역시 2금고를 12년간 맡아왔으나 지난 2012년 국민은행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선정기준에 오류가 있다며 재계약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지만 기각됐다. 국민은행의 부산시금고 업무 기간이 만료된 지난 2016년에도 다시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전산시스템에서 선점자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하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며 "기술과 트렌드 변화에 따라 수십 년 넘게 금고업무를 한 은행도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전자들은 각자의 IT 경쟁력을 내세우며 서울시금고 공략에 나섰다. 인천광역시 1·2금고를 비롯해 20개의 지자체 금고(광역자치단체 4개, 기초자치단체 16개)를 관리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방세납부 편의증진을 위한 '지능형 스마트 고지서' 서비스가 강점이다.

지난 2016년 7월 신한은행은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도 지능형 스마트 고지서 송달과 납부사업자로 선정됐다. 작년 6월부터 고지서 송달 및 납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보보호관련 국제표준인증(ISO27001)과 국내표준인증(ISMS) 등의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 2008년 인천시금고 1금고(일반회계) 및 2금고(특별회계, 기금)를 인수해 현재까지 이상 없이 운영하는 등 금고운영 업무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버텨낸 보안성을 주요 공략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2009년 7월 세 차례에 걸친 DDoS 공격으로 인해 주요은행의 홈페이지나 인터넷뱅킹이 접속불능 상태에 빠진 와중에도 하나은행 홈페이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보보호 관리체계에 적합한 ISMS인증 획득은 물론 제8회 정보보호대상에서 정보보호 우수 실천기업으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제적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인 CMMI 3등급 획득하고 아시아뱅커 TIA(Technology Implementation Awards)에서 베스트 모바일 보안부문을 수상하는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금융회사 IT구축능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전광역시를 포함한 15개의 지자체 금고를 47년간 무사고로 운영해오면서 금고업무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전산통합센터를 청라로 이전해 최신 하드웨어 구축뿐 아니라 더욱 강화된 보안시스템을 적용, 안전한 자금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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