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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별이 더 힘든 하나금융-UBS [지배구조 분석 / 하나UBS자산운용] ①세부계약 완료상태, KEB하나은행 검찰조사가 '최대변수'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08 15:10:09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부 내역까지 계약이 완료됐고 대금만 지금하면 된다."

UBS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51%)을 사들이기로 한 하나금융측의 설명이다. 실무적인 협상은 완료됐다는 뜻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승인만 남았다. 하지만 언제 감독당국의 승인이 떨어질지가 미지수다. 채용비리 관련 KEB하나은행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국의 심사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서로가 마음먹고 준비한 결별이 합작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됐다.

◇"대금지급만 남았다"

지난 2005년 하나은행은 대한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운용을 인수했고 그 해 하나금융그룹이 출범하면서 대한투자신탁은 하나금융지주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2007년에는 지분 51%와 경영권을 UBS에 넘기며 하나UBS자산운용이 탄생했다. 당시 UBS에 넘긴 지분 가격은 대략 1800억원 정도였다.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한 UBS가 하나UBS자산운용을 진두지휘했고 하나금융이 이에 보조를 맞췄다. UBS는 하나금융과 합작을 통해 한국 운용업에 진출하고 하나금융은 UBS를 통해 글로벌 운용 노하우를 터득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나UBS운용 연혁

하지만 합작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운용자산은 줄었고 이익도 기대에 못 미쳤다. 그 결과 하나UBS자산운용이 출범한 지 만 10년이 되는 올해, 둘은 결별을 선언했다. 하나금융그룹이 UBS의 지분 모두를 다시 사들이기로 한 것.

UBS의 지분을 하나금융이 사들이기로 한 계약은 이미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기와 가격 등 협상이 완료됐고 대금 지급만 남은 상태였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가격 및 모든 협상이 완료됐다"며 "정부의 승인이 나면 대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UBS와의 결별 이후 하나UBS자산운용의 사명 변경도 계획하고 있다. 새 이름을 '하나자산운용'으로 바꾸기 위해 기존 하나자산운용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이미 바꿔놓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대체투자운용사와 종합자산운용사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이미 짜놓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의 합병 이야기도 거론됐지만 결국 투트랙으로 가는 것으로 안다"며 "UBS로부터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하나금융도 운용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별을 코앞에 두고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그룹내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승인을 미뤘다. 하나UBS자산운용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여전히 '스탠바이' 상태로 머물러 있게 됐다.

◇최종 이별 통보는 정부가.."법원 최종판결 수년 걸릴 것"

문제는 양측간 최종 결별이 언제 이뤄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양사간 합의가 모두 이뤄졌지만 결국 이별 통보는 정부가 하게 됐다. 금융위원회 승인이 이뤄지는 날이 바로 지분 매각 협상이 완료되는 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경영권과 지분 매매 협상은 다 됐는데 결국 정부가 모든 칼을 쥐게 됐다"며 "정부가 언제 승인을 해줄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매매가 완료되는 건 김정태 회장 임기 이후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감독당국과 김정태 회장간의 갈등이 최고조인 상황인데다 통상적으로 검찰 조사는 적어도 6개월,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혹 채용비리와 관련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그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또 혐의가 입증돼 최종 판결이 나게 돼도 문제다. 금융위원회가 지분 인수 인수 승인 심사를 재개하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조사와 판결, 그리고 항소, 최종적으로 대법원까지 간다면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이 경우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매입 완결은 먼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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