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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 선택 '변화' 대신 '안정' [지배구조 분석] ②지분경쟁 종료후 조직·인력 변화無…대체투자 전문화된 조직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11 08:21:13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성문 전 회장과의 지분경쟁에서 승리한 이병철 부회장은 KTB투자증권의 100% 자회사 KTB자산운용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권성문 전 회장 시절 영입된 김태우 대표와 더불어 임직원, 그리고 조직까지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김태우 대표의 기존 임기도 보장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당분간 현 체제의 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KTB자산운용 안팎의 분석이다. KTB자산운용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집중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경쟁 종료 뒤 조직·인력 변화 없어

지난 3월 KTB투자증권 주주총회를 끝으로 권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간의 지분경쟁은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KTB투자증권내 권 전 회장의 인물로 분류된 사람들의 일부 이탈이 있었으나 자회사 KTB자산운용은 그렇지 않다. 기존의 조직과 인력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KTB자산운용 임원현황

작년말 현재 KTB자산운용은 1부문 10본부 체제다. 부동산투자본부와 해외대체투자본부를 아우르는 대체투자부문이 있고 나머지는 주식운용본부와 채권운용본부 멀티에셋본부 등의 '본부' 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 조직은 최근까지 변화가 없다. 게다가 부문과 각 본부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도 일부 승진 인사를 제외, 거의 변화가 없다.

이는 권성문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이병철 부회장에게 임직원들의 임기 보장을 당부했고 이 부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때문에 KTB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는 김태우 대표 뿐 아니라 임원들도 변동이 없었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물까지 거론하면서 임기 보장을 약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권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간 임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에 대한 큰 틀이 합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병철 부회장 입장에서도 100%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의 급격한 변화를 원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100% 지분을 보유하면서 완벽한 지배를 하고 있는데다 지분경쟁 당시 모회사와 달리 KTB자산운용 직원과 조직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KTB운용 직원들도 모회사의 지분경쟁이 치열할 때 권성문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양측에서 이해관계를 따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대체로 조용하게 지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병철 부회장 입장에서 보면 특히 대체투자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고 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KTB자산운용에 변화를 줄 필요가 많지 않다"며 "지분 경쟁때 큰 동요가 없었던 운용사는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에 특화된 조직, 전략·기획 강화

KTB자산운용은 종합자산운용사의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사모전문 운용사의 민첩하고도 전문적인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운용사로 평가받고 있다. 조직 역시 대체투자에 적합하도록 구성돼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중 본부 상위 개념으로 대체투자 파트를 '부문'으로 둔 유일한 곳이 KTB자산운용이다.

ktb자산운용 조직도
KTB자산운용 조직도(출처: KTB자산운용 홈페이지)

대체투자 부문은 부동산투자본부와 해외대체투자본부 둘을 두면서 국내와 해외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부문장은 이학구 부사장으로 하나자산운용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경험, 이 분야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학구 부사장 밑으로 해외투자본부를 맡고 있는 엄재상 본부장은 수년전 삼성SRA자산운용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이병철 부회장 스스로가 자타가 공인하는 부동산 금융 전문가다. 이 부회장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리츠(REITs)를 설립했고 2004년에는 최초의 민간 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신탁을 세웠다. 2010년 하나금융에 다올신탁 지분 일부를 매각한 이후에도 하나금융지주 부동산그룹장을 지내기도 했다. KTB자산운용의 경쟁력과 이 부회장의 경력이 딱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병철 부회장은 다올신탁 때부터 KTB자산운용을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경쟁력과 약점을 잘 알 것"이라며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에 더욱 경쟁력을 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투자 부문 강화를 위한 전열 재정비 작업도 지난해 초 있었다. 인프라PE투자 본부를 없애고 전략과 기획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기획본부를 신설했다. 경영기획본부는 손석찬 본부장이 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TB자산운용이 최근 코스닥벤처펀드중 공모펀드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뿐 아니라 메자닌 등 대체투자에 특화된 운용사의 경쟁력과 노하우가 고객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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