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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별 준비' 하나금융, 조직장악 속도낼까 [지배구조 분석 / 하나UBS자산운용]②실무형 임원 기온창 전무 중책 역할, 이원종 대표 영향력 여전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08 15:10:23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원종 하나UBS자산운용 대표의 임기는 오는 6월이다. 하지만 임기 이후에도 하나금융과 UBS의 지분 매매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이 대표가 하나UBS자산운용을 계속 이끌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UBS측 인사로 오는 6월까지 정부가 양사간 지분 매매 관련 심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UBS의 입김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주요 경영 권한을 하나금융에 조금씩 이양하는 작업을 양측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말까지 지분 매매 계약을 전후로 인수·인계 업무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이뤄진 임원 인사에서 하나금융투자의 실무형 임원이 하나UBS운용 전무로 이동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투 실무형 임원 출신, 중책 역할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 3월말 주주총회를 열고 기온창 하나금융투자 투자상품실 상무를 사내이사 전무로 선임했다. 1962년생인 기 전무는 운용사 경력이 풍부한 인물이다. 그는 1990년 한국투신을 시작으로, LG투신, 마이애셋운용 등을 거쳐 2002년부터 한국투자, 신한금융투자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7월 하나금융투자로 이직해 이번에 하나UBS운용 전무 자리에 앉게 됐다.

커리어를 보면 기온창 전무의 역할은 분명하다. 마케팅과 기획 업무 등과 더불어 운용 부문에서도 하나금융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하나UBS자산운용의 운용 파트는 UBS의 전략과 입김이 더 강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대표는 UBS가, 부사장직은 하나금융 측이 맡는 방식이었다"며 "하나금융 인사는 마케팅이나 전략 기획, 내부 관리 등에 대해 치중했었고 UBS가 운용 전반을 책임지는 식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기 전무 선임과 동시에 기존 부사장직을 없앴다. 하나금융측 인사가 부사장직 대신 전무급으로 낮아졌지만 오히려 낮은 직급의 실무형 임원을 자리에 앉히면서 더 많은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지분 인수를 완료하기 전까지 기 전무가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영권을 물밑에서 이양받는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 전무는 기존 부사장이 맡고 있던 역할에 더해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열상 이 대표에 이어 2인자이지만, 새로운 대주주로 계획돼 있는 하나금융투자측의 인사라는 점에선 사실상의 실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간 지분 매매 계약이 이뤄졌고 대금 지급만 남았다"며 "정부 승인이 나기전 미리 서로간 주고받을 것을 준비해놔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분 매매 협상에 대한 정부의 심사 보류로 인해 작년말까지 진행하던 인수 인계 작업이 중단된 것은 맞다"며 "그 이후 상품 전략과 운용 등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나UBS운용 조직도
하나UBS자산운용 조직도

◇UBS 영향력 여전, "하나금융과 협업 강화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종 사장의 임기와 커리어를 감안하면 UBS측의 입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000년에 UBS홍콩에 입사한 이후 아시아 주식본부를 시작으로 2001년 한국 주식영업부문 총괄과 2006년 뉴욕 아시아 주식영업부문 미주지역 총괄 등을 지냈다. 2010년에는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상품개발 및 글로벌 펀드 총괄을, 2012년에는 홍콩 UBS아태지역 클라이언트 커버리지 총괄 등을 역임했다.

정무적인 커리어도 상당하다. 하나UBS자산운용 사장 직책 직전, 이 사장은 UBS아태지역 그룹 경영실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이 사장은 아태지역 이그제큐티브 커미티 멤버 및 중국 매니지먼트 커미티의 임시회장을 맡았다.

지난 15년간 UBS에 근무하며 UBS그룹을 비롯한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 등에서 다양한 고위직을 역임한 바 있다. UBS 그룹 내에서 실무와 정무적인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인물로 하나UBS자산운용의 운명을 끝까지 책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이사진 역시 여전히 UBS 측에 무게가 실려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 하나금융과 UBS측 인사의 무게가 비슷한 가운데 사내이사도 기온창 전무와 레네부엘만 등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UBS측 인물인 이원종 대표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UBS측 이사진 중 심재우 이사와 조진완 이사 등은 학계 출신인 반면 하나금융 측 인물인 이봉연 이사와 한동연 이사는 하나은행 혹은 외환은행 출신이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여전히 하나금융과 UBS간 조인트벤처라는 모습에 변한 게 없다"면서도 "향후 하나금융 계열사로 편입될 경우를 대비해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UBS 입장에서 보면 하나금융에 모든 걸 넘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참 애매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UBS 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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