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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외은지점' 눈여겨 본 이유는 글로벌사업 업무보고에서 운영전략 검토 지시, "엑시트 고려한 전략 필요" 강조

안경주 기자공개 2018-05-11 08:17:14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글로벌사업과 관련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의 운영사례 등을 면밀히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언젠가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 사례를 통해 합리적인 해외 진출방안을 도출해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작사 설립 등 농협만의 협업모델 구축을 위해 추진해온 글로벌사업 전략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글로벌사업과 관련해 외은지점의 운영사례를 면밀히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이 해외진출에 성공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장기간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30~4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라며 "해외진출을 시작할 때부터 엑시트(Exit)를 고려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은지점을 보면 국내 시장에 정착할 수 있었던 방법과 함께 철수를 결정한 이유를 알 수 있다"며 "외은지점 운영사례를 통해 각 국가별로 합리적인 진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 지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영미·유럽계 외은지점은 한국에서 철수하는 반면 아시아계 은행들의 국내 유입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시장의 위축으로 IB에서 상업은행 중심으로 외은지점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IB업무 위주인 유럽계 은행들은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지점들을 정리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RBS·골드만삭스, 스페인 BBVA 등이 지점을 폐쇄했다. 반면 투자은행이 아닌 상업은행 중심의 아시아계 은행들의 국내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유럽계 은행들 대부분 우리나라의 발전 정도가 낮을 때 들어왔지만 최근 경쟁심화 등으로 한국에서 더이상 수익성을 얻지 못해 떠나고 있다"며 "외은지점 운영사례를 토대로 현지 국가의 발전에 따라 어떤 운영 전략을 가져갈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작사 설립, 해외 거점지역 중심의 진출 전략 등 김용환 전 회장 체제에서 추진해온 글로벌사업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중국 공소그룹과 은행, 보험 등 시장지배력이 큰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베트남 현지 파트너 제휴를 통해 손해보험·여신전문업에도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은행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여기에 미얀마 농기계 할부금융사업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점도 기존에 세운 농협금융의 글로벌사업 전략을 유지하는 이유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오는 7월부터 미얀마법인(농협파이낸스미얀마)를 통해 미얀마 최대기업인 투(HTOO)그룹과 손잡고 농기계 할부금융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6월 말까지 사업모델, 금융구조 등을 담은 사업계획을 확정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사실상 사업을 재검토하기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협금융 다른 관계자는 "농협만의 협업모델 구축을 위해 추진해온 글로벌사업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게 김 회장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합작사 설립이나 지분투자의 경우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기업과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 공소그룹 등과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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