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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 선택한 까닭은 저축은행·아들 병역 등 인사검증 부담…은행 안착 '정치적' 판단

김장환 기자공개 2018-04-26 08:37:2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16: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농협금융지주를 택한 이유는 뭘까.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등 보다 요직이라고 볼 수 있는 자리가 나올 때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였지만 최종 발길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서 멈췄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지주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 19일 김 전 원장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정하면서 업계에서는 잡음이 지속해 나오고 있다. 김용환 회장이 최종 면접을 불과 3시간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했고, 또 유력한 후보였던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은 이를 고사했다. 임추위가 자의적으로 후보자를 추려 진행된 이번 인선에서 김 전 원장 홀로 후보에 올라 내정자로 선정되는 상황이 빚어지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를 두고 이 같은 잡음이 나오는 건 무엇보다 현 정부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란 점 때문이다.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친 김 내정자는 행시 27회 출신으로 김대중 정권 시절인 2001~2002년 사이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공적자금관리위, 금융위 등을 거치며 조세와 금융정책 분야 등을 두루 경험했다.

김 내정자를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추천한 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란 말도 들린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 들어 초대 금융위원장 자리를 권유받았지만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23회로 김 내정자보다 네 기수 선배인 김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정권에서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금융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 내정자와 김 전 위원장은 사적으로도 상당한 친분 관계를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의 과거사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내정자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 목적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2011년 재판을 받았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금융위에서 파면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다. 2013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2014년 금융위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아울러 김 내정자는 로스쿨 출신인 아들이 금융위원회 공익 법무관으로 근무한 이력을 두고 '특혜' 의혹을 산 바 있다.

김 내정자의 이 같은 전력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통과하기가 어려운 사안들일뿐만 아니라 이를 넘기더라도 야당의 공격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문제들이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공직 자체도 부담이지만 그런 자리가 아니더라도 야당의 공격에서 자유롭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2명의 금감원장이 잇따라 낙마한 사례를 봤을 때 특히 그렇다.

결국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지주를 택한 건 일반 은행의 경우 이 같은 압박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결과란 해석도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특별법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 은행으로 볼 수 있다. 회장 선임을 두고 정치적 논란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란 얘기다.

아울러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 출범 당시 내부출신인 신충식 전 회장이 앉은 이후 줄곧 관료들이 차지해왔던 자리이기도 하다. 그동안 회장을 역임한 신동규 전 회장, 임종룡 전 회장, 김용환 전 회장 모두 행정고시를 통과한 관료 출신들이다. 이들과 엇비슷한 길을 걸어왔던 김 내정자가 오기에 부담이 없는 자리였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 내정자의 회장 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김 내정자의 선임이 별 탈 없이 이뤄질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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