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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차기 리더는]차기 회장·행장 갈등요인 잠재, '집안싸움' 우려'제2의 KB사태' 재현 가능성, 내부 혁신·개혁 두고 파열음 예상

김선규 기자공개 2018-05-17 13:44:2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6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 경영권 승계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외부출신인 지주 회장과 박인규 전 회장 측근인사인 행장 간에 잡음이 불거질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지난 2014년 벌여진 KB사태처럼 회장-행장 간의 권력 다툼이 재현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2명의 차기 행장 압축 후보군을 선정했다. 숏 리스트(Short list)에 포함된 후보자는 현직 임원인 김경룡 지주 부사장(회장 대행)과 박명흠 부행장(행장 대행)이다. 문제는 이들 후보가 박인규 라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DGB금융지주의 당면 과제인 변화와 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대구은행에 정통한 관계자는 "DGB지주가 회장·행장 분리, 공모방식을 택한 취지는 새로운 인물을 찾아 과거 잘못된 경영 행위를 바로잡는데 있다"며 "당초 취지를 생각해보면 박 전 회장 측근 인사들이 행장 후보로 압축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오 내정자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과거 고질적인 병폐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왜곡된 조직문화와 폐쇄주의, 특정집단의 권력화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적 쇄신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외부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지지기반이 약하다.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내부 의견을 중재하고 결집해 줄 파트너가 필요한 실정이다. 박인규 라인이면서 동시 각종 의혹에 연루돼 있는 김 후보와 박 후보자가 차기 행장으로 김 내정자의 변화 의지에 힘을 실어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와 박 후보는 대구은행 채용비리 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사정당국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김 후보자는 경산시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고, 박 후보자는 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터진 박 전 회장의 각종 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회장 옹호에 나서면서 그룹 혼란을 가중시킨 인물들로 지목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2014년에 불거진 'KB사태'처럼 회장-행장 간의 권력다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배경이 다른 지주 회장과 행장 간 '어색한 동거'가 급기야 '집안싸움'으로 번져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상 정점에는 김 내정자가 있지만, 조직 장악력이나 실질적인 입김은 김 후보와 박 후보가 쥐고 있지 않느냐"며 "인적 쇄신과 변화 등을 두고 배경과 세력이 다른 회장과 행장이 부딪칠 수 밖에 없고, 주도권 다툼이 전개되면서 크고 작은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가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박인규 라인과 권력 다툼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DGB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후보자들에게 후보자 면접에서 회장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지지세력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연임도 할 수 없는 김 내정자 입장에서는 의사결정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지주은행 사외이사와 부행장보(부사장보)이상 임원 상당수가 박 전 회장에 의해 선임된 인사들이어서 아무래도 김 후보와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도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DGB지주와 대구은행 임직원들과 상견례 중인 김 내정자는 측근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행장 공모 절차에 대해 전해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내정자 신분이어서 행장 경영권 승계에 대한 언급을 꺼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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