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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지수사업자, 대한항공 사태 놓고 '고심' "정기변경때 논의, 수시변경시 시장왜곡"…운용사 "지수사업자에 달렸다"

서정은 기자공개 2018-05-21 10:32: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회책임지수(ESG)를 산출하는 지수사업자들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 사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이번 사태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있는 만큼 대한항공을 ESG 지수에서 빼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즈에프앤이 정기변경 당시 대한항공을 편입 대상에서 배제했으며 한국거래소 또한 회의를 소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즈에프엔은 지난달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WISE ESG우수기업지수'의 편입대상에 대한항공을 제외했다. 'WISE ESG우수기업지수'는 매년 ESG 종합등급이 하위 3개(B, C, D)인 기업을 제외하고, 재무팩터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상위 50종목을 편입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편입기준에 미치지 못했으나 실적 개선, 재무 우수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편입대상에 들어왔다. 원래대로라면 대한항공을 지수에 포함시켜야 했지만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고심 끝에 이를 제외키로 했다. 일년에 두번 정기변경을 하는데, 이번 시점이 대한항공 사태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ESG우수기업 ETF'도 자연스럽게 대한항공을 제외하게 됐다. 와이즈에프엔 관계자는 "정기변경 당시 이슈가 있는 종목이 발생하면 위원회를 열고 편입여부를 결정한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편입하기에 부적합하다고 결론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또한 최근 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편입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ESG 관련 지수 중 'KRX ESG 리더스150지수'와 'KRX 거버넌스 리더스 100지수'가 대한항공을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RX ESG리더스 150지수는 하이자산운용의 '하이 FOCUS ESG Leaders 150 ETF' 기초지수로 활용되고 있다.

거래소는 심도 깊은 논의 끝에 정기변경 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하는 ESG평가를 참조해 지수를 구성하는데, ESG등급에 이번 사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거래소가 임의로 편입종목을 바꾸면 시장을 왜곡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한항공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거래소 자체적으로 종목을 지수에서 뺄지를 논의했다"며 "대한항공을 제외하기에는 배제 근거가 미약하고, 자의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만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오는 하반기 정기평가 전 대한항공의 ESG등급을 수정하면, 거래소가 이를 기반으로 수시변경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자산운용사 또한 지수사업자들의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 임의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전체 4개의 ESG 관련 ETF가 대한항공을 편입하고 있다.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리더스'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유니버설' '삼성KODEX MSCI ESG유니버설' '하이FOCUSESGLeaders150' 등이 각각 1% 미만의 비중을 보유 중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ETF가 기초지수의 복제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운용사들이 특정 종목을 배제할 수 있다"면서도 "수시변경을 통해 종목을 교체하면 신규 종목을 편입해야하고,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 특성이 무너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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