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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부회장단 나이차 23세…'6룡'에 쏠리는 눈 [구본무 별세]당분간 조력자 역할…점진적 세대교체 전망

이경주 기자공개 2018-05-23 08:20:16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로 올해 40세인 구광모 상무가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 현 부회장단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당분간 부회장단은 구 상무 체제 안착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도 병행될 전망이다.

고 구본무 회장은 ㈜LG 최대주주이자 등기이사로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했다. 현재 주요 핵심 계열사를 맡고 있는 6인의 부회장단도 구 회장이 택한 사람들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다.

부회장단은 CEO로서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다. 차 부회장은 대표이사 5연임을 지내고 있으며, 박 부회장과 한 부회장은 3연임, 조 부회장과 하 부회장은 각각 2연임에 성공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부회장으로서 첫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지만 여러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거친 만능형 CEO다.

LG그룹 부회장 현황

부회장단은 단기적으론 경영수업을 충분히 받지 못한 구 상무에게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올해로 10년 가량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75년부터 20년 동안 현장 경험을 익히고 1995년 회장에 취임한 구본무 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 수업 기간이 짧다.

따라서 부회장단은 동시에 후임인선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 부회장단은 구 상무와 경영 보폭을 맞추기엔 비교적 나이차가 많다. 부회장 6인의 평균나이는 63.2세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66세로 가장 많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65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63세, 하현회 LG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62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61세다. 6인 모두 60세가 넘는다. 1978년 생으로 올해 40세인 구 상무와 부회장단은 20세 이상 나이차가 생긴다.

구 상무 입장에선 자신보다 경험도 풍부한 아버지 뻘 전문경영인들에게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현 부회장단 체제가 지속될수록 구 상무를 보다 오래 보좌해야 할 후배 양성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재계 일각에선 부회장단이 구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과 함께 퇴진 할 가능성을 점친다. 구 부회장은 최근 1년 새 건강이 악화된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 전반을 챙겼다. 하지만 장자 승계가 진행되면 선대 형제들도 함께 경영에서 물러나는 LG그룹 특유의 가풍에 따라 구 부회장은 멀지 않은 미래에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에서 선임된 부회장단도 가풍 취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LG그룹 내부에선 부회장단이 올해 내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 보는 분위기다. 논의 시기와 장소는 올 연말 업적보고회가 꼽힌다. 업적보고회는 매년 11월 개최되며 그해 실적점검과 다음해 사업계획을 논의 하는 자리다. 시기와 내용 상 CEO의 거취를 논하기 적합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가풍에 따라 구 상무가 총수로 자리 잡을 때까지 최소한의 조력만하고 계열분리나 독립을 택할 것이라는게 LG그룹의 대체적 시각"이라며 "같은 취지로 6인 부회장단도 구 상무와 올해 안에 거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기는 6월 말 구 상무가 (주)LG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처음 CEO들과 실무에 관해 논의하는 업적보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부회장단이 스스로 적절한 후임을 추천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삼성전자 세대교체를 이끌어 낸 권오현 회장이 취했던 방식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말 자진퇴진을 선언하며 DS부문 대표이사직을 맡길 후임으로 김기남 사장을 추천했다. 이어 윤부근 부회장과 신종균 부회장도 각각 2인자(김현석, 고동진 사장)에게 대표 자리를 넘기며 세대교체에 동참했다.

부회장단 세대교체 시기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올 초 연임에 성공한 CEO들이 적잖기 때문에 2~3년 가량 충분히 시간을 두고 후임인선 등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올 초 연임에 성공한 부회장은 하현회, 박진수, 조성진, 한상범으로 임기가 2021년 3월까지다. 반면 권영수, 차석용 부회장은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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