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장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오피스텔, 빌라 등의 거주지가 어우러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할인마트의 격전지로 꼽힌다. 대형 할인점 3사가 모두 총성 없는 전쟁에 한창이다.서울 1호점을 문래역 인근에 연 홈플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영등포점은 홈플러스가 서울 시내에 첫 번째로 선보인 점포로 근접상권에는 이마트 영등포점, 롯데마트 양평점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 코스트코가 자리한다.
테스트베드 기능도 하는 해당 상권에서 각사는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비물판 면적을 늘려 아예 매장 1층을 휴식공간과 식음 사업장으로 가득 채운 롯데마트가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연식이 있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약체로 꼽힌다. 각축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있을지 호기심이 일었다.
지난 25일 영등포점 트럭 입고·상하차 과정을 지켜보며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홈플러스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후방공간에 우유·생수 등 신선식품 정시배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춰두고 있었다. 창고와 차량 상하차 장소를 뜻하는 후방공간은 숨어있는 상품 진열대에 가까워보였다. 쉽게 말해 '매장 속 물류센터'를 갖춘 셈이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비밀공간을 넓게는 166평(550㎡) 규모로 마련했다. 지상·지하 공간에는 이커머스 주문 상품을 모아두는 피킹 존과 온라인 전용 냉동·냉장실이 있는데, 이곳에서 정육 등 손질상품이 분류되거나 우유·콩나물·양상추 등 신선식품이 바구니에 실린다.
홈플러스가 두 곳에 불과한 물류센터로 14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해오는 비결이다. 후방공간이 존재한 덕택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가짐을 보이기도 한다. 롯데, 신세계그룹이 온라인몰 물류센터 구축에 조 단위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홈플러스는 다른 길을 걷는다.
홈플러스는 사실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도 매장 구성과 관련해서는 초기 기조를 유지했다. 테스코의 유통 노하우를 흡수한 결과다. 점포를 만들 때마다 5톤 화물차량과 윙바디 탑차의 360도 회전이 가능한 작업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업계는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할인점 중에서 온라인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홈플러스가 향후에도 독특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홈플러스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영등포점과 롯데마트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꼽히는 양평점 등 경쟁기업의 정면승부가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가 유통업계에 훌륭한 길 안내자 역할을 해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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