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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확실한 모회사 지원...창립 후 무배당정책 고수 [지배구조 분석] ②현대해상, 적극적 자본확충 참여…"운용업 육성의지 확고"

이승우 기자공개 2018-06-01 11:28:39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12: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전신인 현대해상투자자문이 설립된 2000년 자본금은 30억원이었다. 이후 2005년 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100억원으로 늘어났고, 2008년에는 200억원 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300억원으로 확대됐다. 모회사 현대해상이 차곡차곡 쌓아준 자본금이다. 자본금 규모만 보면 18여년 동안 10배 늘어났다.

현대인베스트먼트 연혁

자본 확충과 더불어 자회사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에 대한 모회사의 지원이 확실하다는 점은 무배당 정책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설립된 이후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해상은 배당을 한번도 요구하지 않았다. 보험 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 대부분 모회사의 상황에 따라 배당정책이 유동적으로 바뀌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무배당정책은 현대해상의 확실한 밀어주기로 해석된다.

배당을 하지 않은 이익은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이익잉여금 형태로 자기자본에 착착 쌓여가고 있다. 올 3월말 현재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자기자본은 납입자본금 300억원을 포함해 527억원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관계자는 "모회사 현대해상이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배당을 한번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증자에 나서는 것을 봐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회사에 대한 확고한 지원은 모회사 현대해상 스스로가 튼튼한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대해상은 최근 수년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자회사의 자금력을 훼손시키는 배당을 굳이 요구하지 않아도 될 만한 상황이다. 때문에 100% 지분을 가진 입장에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경쟁력과 규모 확대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스스로 경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 운용자산 15조원 중 6조원 정도만이 현대해상 자금이다. 보험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자산운용사와 비교해 모회사 자금 위탁 비중이 다소 낮은 편이다. 이는 전임 대표이사였던 김석중 사장 시절부터 외부자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이 역시 현대해상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안팎의 전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자금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현대인베스트먼트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전임 김석중 대표 시절 현대해상에 대한 운용자산 의존도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계열사

현대해상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을 키우려는 이유는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현대해상 그룹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나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할 수 있다.

총자산 기준으로 보면 현대재산보험(중국 법인)과 현대씨앤알, 현대하이카손해사정에 이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현대해상 그룹내 네번째로 크다. 지난해 순익 기준으로 보면 부동산 자산관리를 주로하는 현대씨앤알에 이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두번째로 많은 돈을 벌었다. 현대해상 입장에서 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알짜 회사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몽윤 회장은 현대그룹 왕자의 난 이전 계열 분리를 했으나 아직 그룹의 면모를 갖추기에는 계열사들의 덩치가 너무 작은 것 같다"며 "특히 2세 승계를 위한 발판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말 정몽윤 회장의 현대해상 지분은 21.9%다. 현대해상은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부분 100%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해상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먼 일이지만 2세 승계의 관건은 결과적으로 현대해상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인 정경선 씨와 정정이 씨가 현대해상 지분을 조금씩 매입하고 있으나 지분율은 각각 1%도 채 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계열사를 통해 그룹의 규모를 키워야 2세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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