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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채권 투자 붐 '급냉각'…신규 딜 실종 불가피 [중국 기업 ABCP 부실]김치본드 등 관련 상품 우려 확산…채권시장판 고섬 사태 우려

김시목 기자공개 2018-06-04 07:16: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 파장이 확산되면서 회사채 시장판 '고섬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중국 공기업 첫 김치본드 등 연초 일던 채권 붐이 급격히 사그라드는 것은 물론 당분간 딜 자체가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달러화 채권(3.5억 달러)의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CERCG의 다른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의 국내 유입분 유동화 물량 역시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처음엔 공기업으로 둔갑한 CERCG의 일회성 이슈로 여겨졌지만 점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ERCG나 증권사, 신용평가사 등의 책임을 넘어 중국 기업 전체 불신으로 커지고 있다. 공기업일지라도 유사 시 모회사 지원 가능성에 의구심이 붙기 시작했다. 중국 지방정부나 기업의 경우 사실상 제대로 된 실사가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수년 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악몽의 고섬사태까지 떠올리고 있다. 2011년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고섬은 분식회계로 두 달 만에 상장폐지됐다. 2016년 IPO가 재개되기까지 중국 기업은 국내 IPO 시장에 발도 붙이지 못할 만큼 시장의 시선은 싸늘했다.

시장 관계자는 "IPO와 회사채 자체가 속성이 다르긴 하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 비대칭, 은폐 등의 부분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당시 고섬사태가 터진 뒤 중국 기업은 도매금 취급을 당하며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오랜 기간 외면받았다"고 말했다.

당장 회사채 시장판 '고섬 사태' 우려가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중국 채권 투자 열풍 기류는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다수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CERCG 관련 유동화로 타격을 받았다. 신용등급을 책임지는 신용평가사 역시 연루됐다.

앞서 중국 채권에 대한 열기를 확인했던 지린시 김치본드의 경우도 일각선 환매 가능성 까지 제기하고 있다. 물론 주관사를 맡았던 KB증권 측은 김치본드 발행 주체인 지린시철로투자공사의 경우 온전한 공기업에 조기옵션 트리거 등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항변에도 시장의 우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경우 민영기업은 물론 공기업이라고 할 지라도 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가능성을 자신하지만 실제 계약서 상으로 명문화하지 않아 예측이 불가하단 분석이다.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 역시도 중국 관련 딜이나 상품을 담고 있는 경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우량 회사채 수요층이 겹치는 국내 채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일 두산인프라코어 수요예측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IB 관계자는 "제한된 수익 탓에 해외 시장, 그 중에서도 중국 기업을 통해 분별없이 활로를 뚫으려했던 증권사들의 책임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증권사나 신평사를 믿고 상품을 담았던 투자자들의 경우엔 당분간 고수익 중국 채권 투자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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