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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쉬완스' 바이아웃 성사의 조건 조단위 M&A 경험 부족, '인수의지'가 관건..FI 초청 시나리오 '유효'

한형주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8-06-19 08:35:5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8일 17: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CJ그룹을 향한 인수합병(M&A) 업계 시각은 "CJ에겐 조 단위 M&A를 수행한 경험이 없다"였다.

작년 상반기 지주사 CJ㈜가 1조2000억원 규모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더바디샵(The Body Shop)'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물러난 것이 일례요, 하반기 CJ CGV가 영국에서 2조9000억원 '뷰시네마(VUE Cinema)' 인수를 타진했다가 포기한 것이 또 한 예다. 영화사업체 인수 추진설의 진위 여부를 묻는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룹에서 M&A를 가장 많이 하는 계열사인 CJ제일제당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중국 지상쥐(인수금액 비공개) △베트남 킴앤킴(30억원) △중국 코휘드(350억원) △중국 하이더(360억원) △미국 메타볼릭스(112억원) △베트남 까우째(170억원) △베트남 민닷푸드(150억원) △까우째 잔여지분(93억원) △러시아 라비올로(300억원) △브라질 세멘테스셀렉타(3600억원) 등 해외에서 무수히 많은 식품·바이오 업체들을 사들였다. 하지만 세멘테스셀렉타 정도를 제외하고는 사이즈가 고만고만했다. 조 단위 거래는 없었다.

시도 자체를 안한 것은 아니다. 2016년 초에는 중국 매화홀딩스그룹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 구속력은 없지만 양해각서(Non-binding MOU)까지 체결해 시장 기대를 높였으나, 얼마 후 공시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셀러와의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종결한다"였다. 당시 알려진 매매가는 약 1조원이었다.

2016년 말엔 미국 냉동식품 회사인 '벨리시오' 인수에 나섰다. 본입찰까지 완주해 1조원 넘는 금액을 써내고도 우선협상자 지위를 경쟁자인 태국 'Charoen Pokphand Foods(CPF)'에게 내줬다. CPF는 1조2600억원을 베팅했다. 두 건 모두에 대해 "CJ가 빅딜에서 과감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관전평이 나왔다.

이런 CJ제일제당이 예상 거래 규모가 앞서 도전한 매물들을 압도하는 미국 냉동식품 기업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경쟁입찰에 참여했다.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지난 4월 100% 자회사 CJ헬스케어 매각 완료로 1조31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점이나 CJ헬스케어의 사업 공백을 메워줄 굵직한 투자 니즈가 생긴 점, 작년 5월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한층 무게감이 더해진 '월드베스트 CJ(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자)' 실현 목표 등은 CJ제일제당이 과거와 달리 진지하게 M&A에 임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들이다.

공교롭게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 인수 경쟁에서 2016년 벨리시오 인수 실패를 야기한 CPF와 다시 맞붙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태국을 대표하는 식품회사인 CPF는 이번 딜의 잠재 인수후보 중 하나다.

◇외부차입 여력은?

CJ제일제당의 쉬완스컴퍼니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전제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자금동원능력이 얼마나 되느냐다. 알려졌다시피 3조원 규모의 M&A는 CJ에게 처음 있는 일이다. 이만한 자금을 동원해 본 역사가 없다는 얘기다.

CJ제일제당의 가용 현금을 살펴보면 1분기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115억원 △단기금융상품 275억원 △상장주식으로 추정되는 매도가능금융자산 160억원 △비유동자산 항목의 투자부동산 225억원을 합쳐 1775억원 정도 된다. 여기에 재무상태표에 명시되지 않은 CJ헬스케어 매각대금 1조3100억원까지 포함하면 대략 1조5000억원이 자체적으로 투입 가능한 최대 금액이다.

이처럼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살게 아니라면 외부 자금 유치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인수금융(Loan) 업계가 진단하는 CJ제일제당은 작년 연결 기준 순차입금(6조4440억원)이 상각 전 영업이익(1조3425억원)의 5배가 안 돼 차입 여건이 매우 우수한 기업으로 꼽힌다. 마음만 먹으면 굳이 자체 보유현금을 활용하지 않고도 쉬완스컴퍼니 인수가에 상응하는 금액을 론(Loan) 형태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뱅커들의 관점이다. 다만 해외 자산 인수인 만큼 실제 레버리지(leverage) 전략을 구사할시 국내가 아닌 현지에서 보다 저리로 차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용등급(AA, 안정적)도 양호해 3~4% 금리면 회사채 1조원 어치도 발행 가능하다는 평가다.

◇FI 초청+계열사 파트너십 가능

문제는 재무안정성이다. 신용평가 업계는 CJ제일제당이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에도 불구, 국내외 신증설과 M&A 등 투자 확대로 다소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포인트가 CJ헬스케어 매각으로 중단기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이었는데, 오히려 더 비싼 매물을 인수하려 함으로써 차입구조 악화를 다시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지난달 초 한국기업평가 등은 CJ제일제당에 대해 △주력 사업 실적 저하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축소되거나 △대규모 투자로 차입규모가 확대돼 순차입금/EBITDA 5배 초과 상태가 지속될 경우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다 신빙성 있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재무적투자자(FI) 초청 또는 다른 계열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브라질 식품업체인 세멘테스셀렉타 경영권 지분(90%)을 인수할 때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것이 관련 예다.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코파펀드(코퍼레이트파트너쉽 사모투자펀드)가 전체 인수대금의 절반가량(1500억원)을 책임졌다.

CJ제일제당은 2011년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등으로부터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타 계열사인 CJ GLS(현 KX홀딩스)와 컨소시엄을 이룬 바 있다. 1조9000억원대의 인수금을 반반씩 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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