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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80조 시대, 개인 투자길 열렸다 [thebell interview]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최필우 기자공개 2018-06-25 08:50:2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2일 11: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블록딜 시장 규모는 연 8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시간 외 대량매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과 코스피 상장사 블록딜 누적 금액은 각각 66조 2149억원, 14조 1133억원에 달한다. 최근 기업공개(IPO) 문턱이 낮아지면서 모험자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블록딜에 나서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 블록딜 투자나 중개에 특화된 인력은 드물다. 투자 금액이 최소 1조원을 넘는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집행 규모가 100억원을 밑도는 국내 증권사는 물론 개인투자자에게도 블록딜 투자는 '언감생심'이었다.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그런데 최근 한 투자자문사가 블록딜에 투자하는 펀드와 자문형랩을 통해 1000억원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사진)이 바로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블록딜 투자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는 장본인이다.

이 대표는 21일 "아직 외국계 헤지펀드보다 외형은 작지만 국내 블록딜 시장 네트워크와 정보력 측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펀드와 자문형랩을 통해 자금을 모아 국내 블록딜 앵커 투자자로 교섭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투자 전략은 단순하다. 블록딜을 찾아 펀드 또는 자문형랩 자금을 집행하는 게 전부다. 평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상품을 운용하다가 블록딜을 소싱해 주식 편입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다. 블록딜 전략을 사용하면 시중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이 쌓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목표수익률은 연 7% 수준이다.

이 대표는 "일반 주식형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릴 수 있지만 블록딜 투자상품은 딜을 소싱해 자금을 집행하는 순간부터 수익을 쌓아갈 수 있다"며 "외부 변수로 주가가 빠진다 해도 곧바로 이익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방이 막혀있는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가 없었던 이유는 뭘까. 이 대표는 블록딜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이유로 꼽는다.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길 원하는 기업이나 주주는 주식 매각에 대한 소문이 나거나는 것을 염려해 매각 대상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는 게 보통이다. 매각 대상자가 많을 경우 이들이 지분 인수 후 주식을 경쟁적으로 팔아 주가가 하락할 우려도 있다. 이에 자금 집행규모가 작은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투자금 규모가 넉넉해야 할인율을 높이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오너나 주주가 매각 물량을 단일 투자자에게 넘기고 싶어하는 경우 이를 소화할 자금이 있어야 할인율을 높이는 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금이 적으면 할인율이 높은 프라이빗딜 정보를 얻는 것조차 어렵고 할인율이 낮은 공개 입찰 방식의 딜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내 증권사들이 블록딜에 집행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100억원을 한참 밑돌다보니 블록딜 투자가 가능한 회사는 물론 인력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딜 소싱이 가능하면서 투자 규모가 적어도 1000억원을 웃돌아야 유의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경력 초반부터 블록딜 투자 경험을 쌓아 온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2004년 옛 우리투자증권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후 줄곧 지점에서 근무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주식 브로커리지가 그의 업무였다. 2013년 신한금융투자 프롭트레이딩 부서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블록딜 중개를 경험한 게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 그가 중개한 금액은 10억원 안팎으로 작은 편이었지만, 중개 규모를 키우면 돈이 되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

이 대표는 블록딜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팀을 만들기로 하고 조직을 세팅해줄 회사를 물색했다. DB투자증권(옛 동부증권)이 사업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해줬고, S&T사업부 안에 딜브로커리지팀을 만들 수 있었다. 그는 2013년 딜브로커리지팀을 세팅해 2014~2015년 50건의 블록딜을 중개했다. 매매 규모는 총 4000억원이었다. 이 대표는 이때 쌓은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7년 블록딜 특화 자문사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을 설립했다.

그는 "기존에 블록딜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팀이 국내 증권사에 없었어서 처음엔 반대도 심했지만 중개 규모를 키워 가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며 "블록딜 중개에 그치지 않고 직접 앵커 투자자가 되기 위해 투자자문사 설립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판매 중인 블록딜 펀드와 랩을 통해 2000억원을 모으면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갈 계획이다. 블록딜 앵커 투자자로서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시장 규모가 더 커지면 외형을 점차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내놓으려 하고 있다.

그는 운용사 전환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내에서는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가 블록딜을 공급하는 기능이 없어 헤지펀드 비히클을 꼭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향후 사모중개 전문증권사 제도가 생기면 비상장주식 중개로 영역을 확장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투자 아이디어가 좋으면 증권사 또는 운용사와 함께 상품을 만들어도 수익 구조가 자문사에 유리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다양한 비히클을 활용해 개인투자자들이 블록딜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약력

△2004년 우리투자증권 GS타워 WMC 대리
△2008년 동양종금증권 압구정에이스지점 과장
△2013년 동부증권 딜브로커리지팀장
△2017년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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