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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동남아 진출 전략 바뀐다 '지분투자' 방식 적극 활용, 현지 규제 여건 변화 등 고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8-07-06 13:38:29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현지법인 설립 또는 경영권 인수에서 벗어나 전략적 지분투자를 활용한 협업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진출 대상 국가의 영업환경과 규제 상황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Bank Bukopin)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이 이달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114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최대 지분율 22%) 지위를 확보한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중형 은행이다. 전국적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고객 및 중소기업 고객 위주의 리테일 사업이 주력이다.

앞서 KEB하나은행도 지난 3월부터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산업은행(BIDV)에 대한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산업은행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하나은행이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베트남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또 베트남 현지 은행 1~2곳에 대한 지분투자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해외진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농협금융그룹은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해 중국 현지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합자손해보험과 중외합자은행 설립을 검토 중이다. 또 미얀마 최대 기업인 투(HTOO)그룹도 보험, 은행 분야에서의 지분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은행의 동남아 시장 진출은 현지에서 단계별(사무소→지점→현지법인)로 규모를 키우거나 직접 인수·합병(M&A)에 나서기 보다는 지분투자 방식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마다 적합한 진출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법인 설립 또는 현지 금융기관 M&A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지분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해외진출, 특히 동남아 시장 진출과 관련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처음부터 지분 50% 이상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M&A에 성공하면 현지 금융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데다 해외사업 비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캄보디아 금융사인 '비전펀드'(현 WB파이낸스)를 인수한 우리은행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은 WB파이낸스 인수를 계기로 41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해 국내은행 중 글로벌 20위권(해외 네크워크 기준)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국내은행들이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는 동남아 국가들이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등 자국 금융산업 보호에 나선 영향 탓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최소 자본금 요건과 외국인의 지분율 제한 등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현지법인 설립, M&A 등 기존의 진출방식으로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영향을 끼쳤다. 현지 시장에 장기적으로 녹아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베트남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은행에 대한 지분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은행(금융사)과 합작을 하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며 "플랫폼 제공 등을 통해 협업해 나가면서 노하우를 확보한다면 향후 장기적으로 지분 확대를 모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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