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해양진흥공사, 국적선사 희망의 '출항' 투자·보증 제공, 채무유예 등 안전핀 마련…새 돌파구 기대
부산=고설봉 기자공개 2018-07-06 08:31:4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5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격랑을 헤쳐온 국적 선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 선대 규모 축소와 시장 지배력 상실로 경쟁력 악화를 겪어온 선사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한 자리에 모였다.해운업 재건을 위해 설립한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양진흥공사)가 5일 본격 출범했다. 신임 황호선 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닻을 올렸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등 국적 선사를 이끌고 있는 대표들도 빠짐 없이 참석했다.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 국적선사 임직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 벡스코(BWXCO) 로비에 모였다. 악수를 하는 내내 그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랫동안 맞잡은 손을 풀지 않고 환담을 나누는 모습에는 기대와 들뜸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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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마련된 300여석의 의자는 행사 시작 30여분 전에 모두 찼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이 행사장 뒷편과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섰다. 김영춘 장관 등 귀빈 소개와 인사말이 나올 때마다 박수소리가 우렁찼다.
앞줄에 앉은 국적 선사 대표들도 오랜만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황 사장을 중심으로 나란히 앉은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과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등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경영인들은 그 동안 바라던 해운업 전담 지원조직의 출범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운산업은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운송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그러나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해운 매출이 20% 감소하며 산업 생태계 자체가 위축됐다. 국적 원양선사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105만 TEU에서 42만 TEU로 62%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운임 하락이 이어지며 국적 선사들은 점차 부실의 늪에 빠졌다. 원양에서는 대형화한 글로벌 해운사에 밀려 원가경쟁력을 상실했다. 국적 선사들의 텃밭인 인트라아시아시장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글로벌 선사들이 점차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자체 경쟁력 만으로는 대형화한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하는 데 한계를 느낀 국적 선사들은 정부의 도움이 절실했다. 영업적인 측면에서의 도움도 필요했지만 2020년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지원이 간절했다. 스크러버 설치 등 선박 개조 및 신조 발주를 위한 자금 지원이 각 선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대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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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는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대로 국적 벌크선대 500만 DWT와 국적 컨테이너선대 50만 TEU 확보를 위해 각 선사에 자금과 신용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 항만 확보, 각종 해운정보 등을 발빠르게 확보해 선사들의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다.
황호선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적 선사들을 위한 차별화된 금융지원을 할 것"이라며 "지원 대상 선사를 확대하고, 금융지원의 대상을 넓히고, 채무 유예 제도를 도입해 국적 선사들의 경쟁력 확보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장기계약 등의 담보가 없어도 건실한 선사에 대해서는 투자와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어 금융지원 대상을 물류거점 확보에 중요한 항만터미널 등으로 넓혔다. 또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선사에게는 채무를 유예해 선박 매각 및 파산을 막고 경쟁력을 지속 유지시킬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김영춘 장관은 "오랜시간 고통을 겪으며 많은 노력을 해오신 항만해운산업 종사자들께 감사하다"며 "해운산업을 재건할 해양진흥공사가 드디어 설립된 만큼 해양 강국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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