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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투, 현지 회사채 최초 주관…직접금융 확대 주목 [베트남 자본시장 리포트]채권시장 개척, 확실한 방향 설정…"현지 민영화 딜 참여는 시기상조"

호찌민(베트남)=민경문 기자공개 2018-07-26 08:40:59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4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채권시장에서 유독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 IB들을 제치고 베트남 기업의 회사채 주관에 최초로 성공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소비자금융 업체의 채권 유동화도 꾸준히 성사시키는 모습이다.

IB 영업의 '방향성'만큼은 베트남에 진출한 어떤 국내 증권사보다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에서 1등 외국계 은행으로 대접받는 신한은행과의 영업 시너지도 '비교우위'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1위 전력장비 그룹인 젤렉스(GELEX)가 4000억동(약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건 지난 5월이었다. 1995년 설립된 젤렉스는 2015년 민영화됐다. 변압기, 전선 등 베트남 전력장비 시장 50% 이상을 점유중이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였다. 베트남 기관투자가에 해당 물량을 판매한 실질적 의미에서의 현지 딜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200억원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50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는 유동화 등으로 물량을 소화했다"며 "베트남 현지 법인이 딜을 직접 발굴하고 본사 GIB그룹이 발행 구조를 자문하는 등 계열사간 협업이 빛을 발한 거래"라고 말했다.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권혁준 신한금융투자 베트남 법인장은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높은 신용등급과 고금리의 베트남 채권 수요가 상당하다는 데 주목했다"며 "현지 국채가 좋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동조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금리가 오르는 걸 기대하긴 무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6~7%에 달하던 10년물 베트남 국채 수익률은 최근 5% 안팎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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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젤렉스(Gelex) 주요 제품 현황
권 법인장은 "안정적인 산업군의 현지 우량기업을 본사와 꾸준히 필터링해오던 와중에 젤렉스를 발굴하게 됐다"며 "베트남 1위 전력장비 업체로서의 비즈니스 전략이 국가 성장과 동반 가능한데다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악, 회사채 발행을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기업 대다수가 그렇듯 젤렉스 역시 은행 여신에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의 강점을 최대한 어필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앞서 지난 1월 베트남 스마트폰 유통 1위 업체인 MWG(Mobile World Group)가 발행한 채권을 일부 인수하기도 했다. 당초 입찰 규모는 500억원이었는데 그 중 15억원어치를 사들인 것. 금리 6.55%, 만기 5년짜리 상품이었다. 회사채 펀드 조성 목적의 거래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 과정에서 아시아개발은행 산하 신탁펀드인 신용보증투자기금(CGIF) 등을 글로벌 보증 기관으로 참여시켜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권 법인장은 "유동화를 통한 세일즈 과정에서도 이들의 보증 작업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며 "로컬 증권사의 경우 채권 발행 과정에서의 이 같은 크로스보더 업무를 책임질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간접금융시장의 성장 한계 등으로 직접금융시장을 확대하려는 계획과 의지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젤렉스와 비슷한 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3군데 이상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금투 베트남 사무실
* 신한금융투자 베트남법인 전경
신한금융투자는 현지 자산유동화 거래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에는 베트남 1위 소비자금융 업체인 VP파이낸스의 대출채권 유동화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함께 성사시켰다. 권 법인장은 "베트남은 인당 GDP와 함께 내수 소비 시장이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라며 "특히 저축보다 소비성향이 강해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 등 소비자금융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권 법인장은 2017년 초 베트남에 부임하기 전 기업금융본부에서 구조화금융 업무를 오랜 기간 맡았다. 올해 초 베트남 증시 활황 이후 공기업들에 대한 민영화 딜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국내 IB 입장에선 아직까지 버거운 영역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곳의 공기업 민영화 딜이 IB 입장에선 먹거리인 건 분명하지만 자본력과 네트워크 등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한금융투자는 일단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트랙레코드와 인지도 등을 쌓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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