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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혁 보령 연구소장 "혈액암치료제, 내년 美 임상" [제약바이오 R&D 열전]"연내 FDA에 IND 신청…패치형 치매치료제 내년 국내 임상, 카나브패밀리 4종 추가 개발중"

강인효 기자공개 2018-08-08 08:05:16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07: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 4000억원 고지를 넘어서며 국내 상위 제약사로 우뚝선 보령제약이 주력 제품인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의 뒤를 이을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나브(국산 15호 신약)는 보령제약이 자체 개발한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6년 바이오 벤처, 연구기관 등의 유망한 기술을 발굴해 신약 개발을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치매 치료제와 표적항암제를 신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으로 확보했다. 치매 치료제는 국내에서, 표적항암제는 미국에서 내년 임상 1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제혁 보령제약 중앙연구소장 인터뷰(수정)
명제혁 보령중앙연구소장(전무)은 머니투데이 더벨과 인터뷰에서 "2016년 7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해 자체 개발 중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표적항암제 'BR2002(개발명)'는 올해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내년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성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 소장은 이어 "IND 신청과 관련된 모든 준비는 끝났고,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선정 중에 있다"면서 "혈액암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에는 BR2002의 적응증을 고형암(신체 내 장기에서 암 덩어리가 생기는 일반적인 암)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령제약이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치료 후보물질은 PI3K(phosphoinositide 3-kinase)와 DNA-PK(DNA dependent protein kinase) 저해제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특히 PI3K가 악성종양에서 과하게 발현되면 암세포가 증식하거나 전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DNA-PK는 세포의 DNA 손상을 인지하고 수선을 담당하는 효소다. 따라서 BR2002는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유일한 이중저해 기전을 확보한 저분자 화합물이다.

악성림프종은 호지킨성, 비호지킨성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림프종이 비호지킨성 림프종에 속한다. 현재 국내 비호지킨성 림프종 연간 환자수는 약 4100명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42만명으로 예측된다. 명 소장은 "악성림프종의 세계 시장 규모는 40조원으로 이 중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2020년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PI3K 저해제로 허가 받은 제품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자이델릭'이 유일하다. 이 약은 재발한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재발한 여포형 림프종, 재발한 소림프구 림프종에 효능이 있다. 보령제약은 BR2002를 기존 PI3K 저해제인 자이델릭보다 치료 효능과 안전성이 높은 PI3K와 DNA-PK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하는 목표를 세웠다.

명 소장은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뿐만 아니라 바이오 벤처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도네페질 성분의 마이크로니들(극히 미세한 크기의 바늘을 이용해서 주사하는 것) 패치형 치매 치료제도 내년 상반기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인 에자이의 '아리셉트(경구용)'로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부동의 처방 1위(약 1000억원)를 지키고 있다"면서 "아직 도네피질 패치제는 개발되지 않았는데, 라파스와 함께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DDS·drug delivery system)'을 적용해 도네피질 치매 치료제를 경구용에서 패치제로 바꿔 투약 편의성을 늘리고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또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도 강화한다. 카나브 패밀리는 카나브(고혈압 치료제)에 다른 성분을 추가한 카나브 복합제 제품군을 말한다. 보령제약은 이미 카나브플러스(이뇨 복합제), 듀카브(고혈압 복합제), 투베로(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등 3종의 카나브 패밀리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추가로 4종의 복합제(2제 복합제 3종, 3제 복합제 1종)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총 8종의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명 소장은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인 BR1006과 BR1008은 현재 국내 임상 3상 중으로 오는 2020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18년이라는 개발 기간 동안 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카나브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현재 대부분의 R&D 자금이 카나브 패밀리 임상에 쓰이고 있는데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확장하는데 추가로 500억~1000억원 가량이 더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나브는 고혈압 치료제(단일제) 중에서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처방액 1위)으로 이는 카나브가 그만큼 의료현장에서 의료진들로부터 우수한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카나브 자체가 우수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한 복합제 제품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령제약은 중기적으로는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명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을 항상 강조하는데, 결국은 잘하는 분야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보령제약은 강점을 갖고 있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분야뿐만 아니라 항암제 분야에서도 역량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어 향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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