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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은행, 자본확충 전략 '다각화' 10년만에 유상증자, 급격한 자산성장 탓

안경주 기자공개 2018-09-18 10:03:31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은행이 10여년 만에 자본확충 전략에 변화를 줬다. 그간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을 꾀해 온 제주은행은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주도 경기 활성화로 제주은행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익잉여금을 쌓아 보통주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금융당국의 감독 수준인 10%대를 맞출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 자산의 건전성을 살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은행은 지난 10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1000만주이며, 발행 예정가는 5000원이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11월27일이다. 신주 80%는 신한금융지주 등 구주주에 배정되며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계획은 1년6개월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대주주인 신한지주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10여년 만이다. 제주은행은 2009년 1월 3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지금까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으로만 자본을 확충해 왔다. 특히 이익잉여금을 쌓는 방식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시켜 왔다.

제주은행 자산 추이

제주은행이 10여년만에 자본확충 전략에 변화를 준 건 최근 자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상증자 없이는 더 이상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도의 경제 규모가 최근 3~4년 동안 급격히 커지면서 제주은행 자산도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출 등 금융거래가 늘어난 탓이다.

제주은행의 자산규모는 2014년말 연결기준 3조4757억원에서 올해 6월말 5조5997억원으로 61.1% 증가했다. 원화대출금도 같은 기간 2조6839억원에서 4조5127억원으로 68.1% 증가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제주은행은 다른 지역은행과 달리 제주도 이외 진출이 거의 없다"며 "제주도 경기 활성화의 영향으로 우량자산 위주로 대출을 시행했음에도 외형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6월말 기준 제주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제주도 내 대출금이 91.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자산은 늘었지만 자본은 증가하지 않으면서 BIS비율 등 자본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주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올해 6월말 기준 9.6%다. 2014년말 11.14%에 달했지만 2015년부터 자산이 늘어나면서 9%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후순위채 3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500억원 등 800억원 규모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기본자본비율만 개선됐다.

앞선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이 낮더라도 신한지주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만큼 자본건전성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자산 성장세 등을 감안할 때 보통주자본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주은행 BIS비율 추이

제주은행이 시스템적 주요은행으로 선정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시스템적 주요 은행으로 지정되면 BIS자기자본비율,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제주은행은 2019년 기준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을 최대 10.5%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올해 6월말 기준 수치 대비 제주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0.97%로 1.37%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로 대주주인 신한지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500억원의 출자 규모는 신한지주 자기자본(별도기준)의 0.2% 수준으로 비중이 미미하고, 이중레버리지비율 상승폭은 0.24%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은행은 지난 2002년 신한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한지주는 올해 6월말 기준 제주은행의 지분 68.88%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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