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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QnC, '홀딩스·엘앤디' 지분매각 가능성 커졌다 623억 지분매입 결정, 현금성자산 23억 그쳐

강철 기자공개 2018-09-21 08:24:16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7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그룹 계열 반도체 부품 제조사인 원익QnC가 KCC, SJL파트너스 등과 함께 미국의 실리콘 전문 개발사를 인수한다. 원익QnC, KCC, SJL Partners 등이 구성하는 컨소시엄은 3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인수 대상 기업 지분 100%를 매입할 예정이다.

원익QnC는 지분 인수를 위해 약 623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6월말 기준 보유 현금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원익홀딩스, 원익엘앤디 등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 '원익QnC·KCC·SJL파트너스' 美 모멘티브 인수…30억달러 투입

'원익QnC·KCC·SJ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특수목적법인(SPC)인 MOM Holding Company 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결의했다.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이 MOM Holding Company의 대표를 맡았다.

컨소시엄은 약 12억달러(약 1조3840억원)를 들여 'MOM Holding Company' 지분 100%를 인수한다. 12억달러 중 6억달러를 SJL파트너스가 결성할 프로젝트펀드가 투자한다. 나머지 6억달러는 KCC와 원익QnC가 9대 1의 비율로 나눠 마련한다. 투자 후 MOM Holding Company의 지분 비율은 SJL파트너스 50%, KCC 45%, 원익QnC 5%다.

MOM Holding Company는 컨소시엄의 출자금 12억달러에 인수금융 차입금 18억달러를 더해 총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미국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는 실리콘, 쿼츠, 세라믹 등 반도체 관련 소재와 기술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에 거점을 운영한다. 지난해 23억3100만달러(약 2조63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M&A는 원익그룹이 주도했다. 그룹의 실리콘(silicon), 쿼츠(quartz) 사업을 담당하는 원익QnC는 GE Lighting 시절부터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와 거래 관계를 이어왔다. 글로벌 판매망을 확장한다는 전략 하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을 찾았고, 최근까지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와 쿼츠 사업부 인수를 논의했다.

인수 후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의 실질적인 경영은 원익QnC가 담당한다. 원익QnC는 △기술·제품 개발 시너지 극대화 △글로벌 사업 강화 △세라믹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 '홀딩스·엘앤디' 지분 매각 가능성 커져

원익QnC가 MOM Holding Company 지분 5%를 매입하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약 623억원이다. 인수 대금은 계약 조건 조정, 환율 변동 등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00억~8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캐시 플로우를 감안할 때 700억~800억원의 현금을 자체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익QnC의 현금성자산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원익QnC의 평균 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지난 3개월 사이 영업에서 수백억원의 현금이 창출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원익QnC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실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주식 처분은 현 시점에서 금융권 차입 외에 가장 빠르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원익QnC가 현재 가지고 있는 국내 계열사 지분은 원익홀딩스 8.02%, 원익엘앤디 40%, 위닉스 37.88%, 나노윈 100% 등이다. 이 중 원익홀딩스와 원익엘앤디는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분으로 꼽힌다.

두 계열사 지분은 원익그룹이 공정거래법 상의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정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원익QnC는 지주회사인 원익홀딩스의 자회사다. 손자회사만을 보유할 수 있다. 현재 지배구조 상에서 하위에 있지 않은 원익홀딩스와 원익엘앤디 지분을 빠른 시일 안에 처분해야 한다. 원익QnC가 두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인수 자금 마련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두 계열사 중 매각이 이뤄질 시 실질적인 현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원익홀딩스다. 코스닥 상장사인 원익홀딩스의 현재 주가는 5100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산정한 원익홀딩스 지분 8.02%의 가치는 약 320억원이다. 인수대금 623억원의 절반 이상을 원익홀딩스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비상장사인 원익엘앤디는 제 값을 받고 파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으나 매년 영업손실이 날 정도로 수익성이 열악하다.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정도로 재무상태도 부실하다.

원익그룹은 금융권 차입, 자산 매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원익홀딩스 관계자는 "원익QnC가 차입금이 거의 없다"며 "(계열사 지분을 포함해) 각종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고민할 계획이나 현 시점에서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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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그룹 지배구조
*원익QnC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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