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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김동연 부총리 '추석선물'에 방긋 내년 5000억원 정부지원금 비유…자본확충 숨통

원충희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18-09-28 10:14:24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2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추석 전에 '선물' 하나 드렸습니다. 워낙 고생을 많이 하셔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7일 열린 경제부총리 초청 은행장 간담회 현장. 약속장소인 16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이 같은 사담을 건넸다.

여기서 '선물'은 산은이 정부로부터 받게 될 증자 지원금 5000억원을 뜻한다. 금융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것이지만 자금 지원과 출자방식을 결정한 곳은 기재부다. 금융위가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산은을 지원하는 구조다. 예산지원의 배경에 기재부의 노고가 있었다는 의미다.

엘리베이터에 동승했던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도 잘된 일이라며 거들었다. "기왕이면 5조원으로 해주자"라는 농담을 곁들였다. 이동걸 회장 역시 옅은 미소로 화답했다. 금융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일단 확정되면 산은의 자본확충에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수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2015년에는 1조8951억원, 2016년에는 3조6411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나마 작년에는 4348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예전 손실을 단번에 회복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올해도 굵직한 구조조정 건을 마무리하면서 자본여력의 상당부분을 소진했다.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입했고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 후 신규대출로 2000억원을 지원했다. 결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5000억원 지원은 이 회장의 요청에 대한 정부의 화답인 셈이다.

그럼에도 지난 9월에 열린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재정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산은이 구조조정하면서 까먹은 돈이 천문학적 금액"이라며 "하지만 정부에서 돈을 안대주니 정책금융으로 쓸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정부로부터 5000억원의 증자 지원을 받지만 전체적으로 받아야 할 액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며 "올 연말에 이익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보니 벌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산은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0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731억원)대비 59.1% 급감했다. 문제는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추가 충당금 등이 통상 연말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하면 연간 실적은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작년 1분기 말 산은의 당기순익은 6902억원이었지만 연간 순익은 4348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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