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0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사장은 가득찼다. 준비된 좌석 뿐 아니라 의자와 의자 사이 복도 바닥에도 사람들은 설명회를 듣기 위해 끼어 앉았다.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렸던 많은 행사를 봤지만 단연 손에 꼽을 만한 열기였다. 지난 주 있었던 사모펀드 제도개편 토론회 행사장 얘기다.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사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사모펀드 개편방향을 설명했다.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으로 이원화된 운용규제를 일원화하고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도입하며 △사모펀드 투자자 범위를 기존 49인에서 100인으로 재정립한다는 내용 등이 주된 골자다.
특히 10% 룰 폐지는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PEF(경영참여형)는 원칙적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 이상을 보유해야 했고, 헤지펀드(전문투자형)는 10%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에도 10%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당국은 이 같은 제약을 모두 과감히 폐지하기로 했다. PEF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헤지펀드 또한 운용전략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셈이다.
당국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제도 도입 후 15여 년 간 지켜본 결과 어느 정도 순기능이 작동하는 시장이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대출보다는 투자, 정책보다는 민간자금, 단기보다는 중장기자금 위주의 시장을 만들기 위한 방편을 고민하다 이번 개편안을 내놓게 됐다"며 "제도를 만드는 입장에서 시장에 맡기는 것도 좋지만 내놓은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지 두려움과 걱정도 있는 게 사실인데, 운용회사나 기업입장에서 시장의 생산적 자금이 잘 이용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개편 내용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갖는 기대는 상당한 분위기다. 이날 행사장의 열기도 이런 기대를 방증한다. 패널 토론 이후 이어진 청중 질의응답에는 자산운용사는 물론, 증권사, 신탁회사, 개인투자가 등 다양한 업권의 사람들이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수민 유니슨캐피탈 대표는 "2004년은 처음으로 PEF 제도가 도입돼 시장이 태동했기 때문에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 기념비적인 해로 기억되고 있다"며 "이번 제도 개혁의 초안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 나중에 되돌아 보면 2018년 또한 PEF 역사상 큰 의미를 가지는 해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안 윤곽은 잡혔지만, 현실화되려면 자본시장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 법 개정 논의도 거쳐야 하는 등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사모펀드 시장의 질적 도약을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를 꾀하는 만큼 입법 논의 등 절차상 과정도 잡음없이 이뤄졌으면 한다. 제도 설명회에서 보여졌던 열기가 PEF의 순기능 강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빨리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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