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체질개선 기회 맞은 명동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18-10-31 08:18:0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09: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커의 귀환' 한결같이 똑같은 제목의 기사들이다. 지난해 3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발길이 뜸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遊客·유커)들이 돌아왔다. 중국 화장품 업체 임직원 800여명이 한국을 방문해 호텔, 면세점과 유통업체들이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는 내용이 기사에 실렸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살림살이도 팍팍해져가는 와중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가 생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돌아왔다'의 뜻에는 당연히 '돌아간다'가 포함될텐데, 왜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불안감 말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한파를 겪었던 관광, 유통업계는 메르스 이후 관광객 회복에 기뻐하다 2017년 된서리를 맞았다. 이 때문에 유커가 돌아온다고 안도하는 지금의 상황을 마냥 즐겁게 볼 수 만은 없다.

블랙슈가 마스크라는 제품으로 유명한 화장품회사 스킨푸드가 얼마 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스킨푸드는 2004년 설립된 화장품 생산·유통업체로 더페이스샵, 미샤 등과 함께 1세대 화장품로드숍 브랜드로 여겨진다. '음식으로 만든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며 명동을 비롯해 여러 거리에 가맹점을 확장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과도한 동종 브랜드 경쟁 등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다 지난 8일 마침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스킨푸드 뿐만 아니라 미샤,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등 상당수 화장품 브랜드 로드숍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반적인 로드숍 매출감소로 폐업이 늘어나며 우리나라에서 상권 중 땅값이 한국에서 가장 비싼 명동의 상가 임대료도 전년 동기 대비 5~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년 전만해도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역을 이어주는 명동거리는 언제나 번잡했다. 그리고 번화가 건물에는 대부분 화장품 매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명동 메인거리에는 네이처리퍼블릭, AHC, 토니모리, 라네즈,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마스크팩만 전문으로 파는 숍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했었다. 명동을 지나다 보면 데칼코마니를 한 것처럼 유사 브랜드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때만해도 패션 브랜드, 패스트푸드점, 커피 전문점조차 화장품브랜드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유커들 덕분에 화장품브랜드가 경쟁하듯 매장을 내던 게 바로 엊그제다. 한 브랜드가 2~3개씩 운영은 기본이고 일부 브랜드숍은 명동에서만 10개의 매장을 내기도 했었다. 그 결과가 현재의 명동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충격을 줬고, 상권이 회복하기도 전인 2017년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현재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한다. 만일 이것이 유일한 이유라면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특효약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명동이 발 디딜틈 없이 번화하고 임대료가 하늘을 찌르던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명동 상권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유커를 위한 매장만 들어서면서 내국인의 발길이 뜸해졌고, 결국은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업체들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력에 발맞춰 타깃과 제품군, 마케팅 방법을 끊임없이 바꾼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서로 비슷한 상품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각인시키지 못한 채, 잦은 세일로 매출을 억지로 올려야하는 구조라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은 악화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예고없이 왔다가는 관광객에 기대는 구조라면 5000만 내국인, 아니 천만 서울 시민이라도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명동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기회의 창이 항상 열려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