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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티 일변도 탈피, 대체투자·해외채권 딜 확대" [초대형IB 홍콩열전]박종건 KB증권 홍콩법인장

홍콩=신민규 기자공개 2018-11-07 14:11:2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홍콩법인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증자에 나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KB증권은 이중에서도 일찌감치 홍콩법인 확대에 합류한 케이스다. 지난해 상반기 홍콩법인은 8000만 달러를 증자해 자본금 1억 달러를 맞췄다. 그룹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홍콩 완차이(Wan Chai) 상업지구 센트럴 플라자에 KB증권과 KB국민은행을 함께 입점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업계에선 가장 발빠른 조치로 KB증권 통합 직후부터 글로벌 신규사업을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완차이 지구는 센트럴(Central) 지역에선 지하철로 한 정거장 가량 떨어져 있다. 대신 임대료를 아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초기 셋팅과정에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상반기 전략을 수정해 분전한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흑자전환의 주인공은 '기획통'으로 알려진 박종건 홍콩법인장(사진)이다. 올해 13명의 인력을 꾸려 현장에 뛰어들었다.

박종건 법인장은 홍콩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엊그제 바로 여기서 전세계 항공산업 종사자 2000여명이 모인 글로벌 컨퍼런스가 열렸다"며 "법인 셋팅 당시 왜 꼭 홍콩이어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 실제 와서 경험해보니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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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건 KB증권 홍콩법인장

홍콩법인은 기존 에퀴티 세일즈 위주의 전략에서 올해 해외 대체투자 분야를 비롯한 해외채권 딜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북 사이즈의 절반 가량을 대체투자 등 IB 프로덕트에 투자하고 나머지 채권분야에 30% 안팎을 배정하고 있다. 올해 해외 대체투자 분야에선 환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유럽, 일본, 호주 등지의 오피스를 공략해 수익을 냈다.

부동산의 경우 KB증권 자체적으로도 입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초기 셋팅 과정에서 굳이 해외로 나가야하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딜 소싱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국내기관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매력적인 가격에 갖고 오려면 홍콩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강조해 설득을 구했다.

그는 "이제는 국내기관들도 어지간한 대체투자 상품은 직접 발굴하려는 성향이 강해 현지 네트워크를 통한 보다 다양하고, 지역도 다변화된 상품 발굴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홍콩법인은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그룹 내에서 기대감은 상당한 편이다. KB증권의 두 사장도 글로벌 분야에선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법인장은 "이제 기어가는 영아단계이지만 홍콩과 베트남법인을 주축으로 아시아 지역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며 "홍콩 인접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전부 커버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해외법인으로 홍콩과 베트남, 뉴욕법인 세곳을 두고 있다. 이밖에 상해 사무소가 구축돼 있다. 아직 런던이나 도쿄에는 법인이 없는 만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선 홍콩법인의 성공적인 자리매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해외법인 전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차별화를 모색하긴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다"며 "앞서간 증권사들의 행보를 벤치마킹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면 아시아 시장의 게이트 웨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법인은 향후 본사 ECM 분야와의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DCM 분야에선 탁월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ECM의 경우 이제 순위권을 노리는 단계라는 점에서 IPO 등 주요 딜의 해외 기관투자가 확보를 위해 후방지원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박 법인장은 국내 기관들에게 외면당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국물에 대해서도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투자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소외기간이 긴 만큼 언젠가 기관들이 다시 찾을 시점도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국내기관들이 중국물을 아예 보지 않고 있지만 한번의 사고로 시장 전체를 외면하기에는 매력적인 딜이 많다"며 "꾸준히 딜을 모니터링하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소수이지만 일부는 관심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선 현지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다소 시들어진 점을 우려했다. 국내 시장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은 점도 문제지만 관심 섹터가 특정 분야에 국한돼 있는 점도 걱정할만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국내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질수록 해외물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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