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 현대·기아차, 실적 부담감 커진 4분기 자금조달 이슈 없어 대외적으론 평온…판매회복·수익성 개선 안간힘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05 08:13:5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에도 대외적으로는 태연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앞다퉈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내부에서는 특별히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시장성 자금 조달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다만 오는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진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당장 신평사들이 등급평가를 내놓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향후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2년여 동안 차량 판매를 예년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31일 S&P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 등급이 BBB+로 내려간 것은 2015년 A-로 올라간 후 4년 만이다. 무디스도 지난 1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 하향 전망을 내놨다. 한기평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각각 'AAA'와 '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글로벌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오히려 현대차그룹은 대외적으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재무 및 회계 등 신용등급 이슈에 민감한 부서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신용등급 하락에도 태연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회사채 등 시장성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3개 계열사의 경우 자체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28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자체 보유 현금을 활용해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신차개발 등의 투자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더불어 공개입찰 등 신용등급을 활용한 영업활동도 없는 만큼 등급이슈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보유현금은 매년 불어나고 있다. 올 6월말 연결 기준 현대차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8조7768억원, 단기금융상품 8조3009억원 등 총 17조777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총 7조7011억원, 현대모비스는 2조8324억원의 현금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현대차의 부채비율은 139.26%로 집계됐다. 나머지 계열사는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다. 더불어 순차입금비율도 현대차가 74.52%로 가장 높았고, 기아차 마이너스(-) 1.78%, 현대모비스 1.01% 수준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현대차 164.71%, 기아차 142.08%, 현대모비스 229.39% 등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신평사들의 우려는 현 상황에서 그치지 않는다. 당장의 올 3분기 실적 하락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적을 개선하고, 펀더멘털을 끌어올릴 기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환율과 무역분쟁을 비롯한 거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 품질관련 비용 추가 발생, 환경규제 강화, 노사 갈등은 실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외 신평사들은 공통적으로 현대·기아차가 유럽을 제외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봤다. S&P는 등급 조정을 발표하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약화된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 안에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도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이 향후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품질비용 확대, 환율 영향 등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며 "근원적인 수익 창출력이 저하된 상태로 주요 시장 판매 및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 4분기부터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는 4분기 이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로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제네시스 대형차 등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판매량 제고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대형차 및 고급차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 [컨콜 Q&A 리뷰]리스크관리와 주주환원책에 이슈 집중된 KB금융 IR
- KB금융, ELS 충격에도 견조한 이익창출력 과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상대적으로 낮은 적정성 비율 관리 숙제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서 자본력 강화 비결은
- 신한은행, 5년만의 가족초청 행사…'일류신한 초석은 신한가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부채 줄였다…건전성 회복 발판 마련
- [은행권 신경쟁 체제]‘기업·농협·산업’ 시중은행 위협하는 특수은행들의 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