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사조해표 '주가활용법' 눈길 최고가 매도 후 하락장 재매입, 순환출자 해소·지배력 강화·시세차익 '일석삼조'
박상희 기자공개 2018-11-08 08:20:5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의 사조해표 주가 활용법이 눈길을 끈다. 7월 초 사조해표 주가가 사상 최고점을 찍을 때 계열사들이 주식을 매각하면서 시세 차익을 누리고 순환·상호출자 고리를 일부 해소했다. 사조그룹은 사조해표가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 지배력 확대에 나섰다. 사조해표 주가를 방어할 '백기사'로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사조씨푸드를 낙점했다.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팔면서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력 강화, 시세 차익이란 세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사조씨푸드는 지난달 말(10월 26일~29일) 3차례에 걸쳐 사조해표 주식 20만 974주(2.81%)를 장내매수로 사들였다. 매수에 투입된 비용은 약 20억원이다. 사조씨푸드는 내부운영자금을 활용해 사조해표 지분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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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식 취득으로 반기말 기준 사조해표 주식 4.9%(35만780주)를 보유하고 있던 사조씨푸드의 지분율은 7.71%로 올라갔다. 사조산업(23.85%)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섰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사조해표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기존 42.61%에서 45.42%로 올라갔다.
앞서 사조그룹은 지난 7월 초 사조해표 주가가 급등하자 주주계열사인 사조대림과 사조화인코리아가 보유 중인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사조대림은 7.56%, 사조화인코리아는 0.17% 규모의 사조해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거래는 사조그룹 지배구조에서 2개의 상호·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50%가 넘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2%대로 감소했다.
4개월 여가 지나 사조해표 주가가 다시 하락하자 이번엔 사조씨푸드가 사조해표 지분을 사들였다. 이번 거래로 최대주주 지분율은 45%대로 올라섰다. 주가 하락을 지배력 강화 계기로 삼은 셈이다.
사조해표 주가는 미·중 무역전쟁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7월 초 사상 최고가(1만9300원)를 기록했다. 중국이 미국산 콩 등에 보복관세를 내리면서 국제대두 가격이 하락했고,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장류·식용유 등을 제조하는 식품주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사조해표 주가도 크게 뛰었다.
최근 사조해표 주가는 하락장 속에 조정을 받으면서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조해표 주가 하락이 기업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고 판단한 사조그룹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
당초 주주 계열사인 사조산업과 사조씨푸드가 사조해표 지분을 확대하는 안, 그리고 사조해표가 자사주 취득 형태로 매입하는 안 등이 거론됐다.
최근 유기농 사료를 론칭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사조산업은 신규 투자로 자금이 소요될 데가 많아 사조해표 지분 매입에 투입할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조해표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은 부채비율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반기말 기준 사조해표의 부채비율은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150%를 조금 웃돈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사조해표는 상장된 사조그룹 계열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아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쓰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평균적으로 연간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올려주고 있는 사조씨푸드가 적임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2015년 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사조씨푸드는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154억원, 1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70%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2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사조씨푸드의 대주주가 사조산업이기 때문에 사조씨푸드가 사조해표 주식을 매입하면 결과적으로 사조산업이 사조해표 지분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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