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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 탓' 공모 철회, 설득력이 부족하다 [thebell note]

전경진 기자공개 2018-11-16 09:19:3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11월, 기업공개(IPO) 시장은 이른 겨울을 맞았다. CJ CGV 베트남홀딩스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사인 프라코, 전자 부품사인 드림텍, 퍼블릭 골프장업체 KMH신라레저 등 업종을 불문하고 공모 철회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얼어붙은 공모주 투심이 2019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합성피혁 및 부직포 제조사 디케이앤디의 IPO 결과를 보면 단순히 공모주 투심이 얼어 붙었은 게 원인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지난 2일과 5일 양일간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디케이앤디가 불러모은 기관투자가 수는 683곳에 달했다. 디케이앤디가 속한 산업군은 공모주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업종이 아니다. 이 때문에 '놀랍다'는 반응이 시장 곳곳에서 나왔다.

디케이앤디의 일반 청약 결과는 공모철회 기업들을 더욱 무안하게 만든다. 청약 경쟁률은 976대 1에 달했고 청약 증거금만 1조원이 넘었다.

이는 디케이앤디만의 이례적인 사례도 아니다. 공모주 시장 침체란 말이 무색하게 대보마그네틱, 파멥신, 셀리버리, 남화산업 등이 잇따라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노바렉스의 경우에는 수요예측에서 부진했지만 631대 1의 일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오히려 공모 철회 기업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들이 불안한 증시 상황 속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단 이유를 들어 너무 쉽게 공모 철회 카드를 이용하단 지적이다. 한정된 자금을 기껏 쪼개 청약에 나섰음에도 '헛탕'만 치는 일을 빈번히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말 수요예측 일정이 몰리면서 기관들의 청약 기회비용은 커졌다. 11월 13일만 해도 IPO 시장에서는 4곳의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한정된 자금을 고려할 때 몇곳의 청약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물량만 배정받은 후 청약을 실제로 진행하지 않으면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공모주 투자가 금지된다.

기업 오너 입장에서는 수요예측 부진 시 증시 상황을 먼저 탓하기가 쉽다. 또 기대를 밑도는 가격에서 IPO를 진행하길 원치도 않는다. 지분율 희석을 감수하고 조달한 공모자금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IPO 수요예측 자체가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존재한다. 공모주 침체 속에서도 '제 값'을 받는 기업들도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하는 공모가를 산정받지 못한 것은 증시 불안 탓만은 아니다. 기업의 실제 가치가 생각보다 낮아서인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 철회를 신청하는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가격(희망 공모가)이 시장 예상보다 너무 높게 측정돼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이야기한다. 억울한 건 오히려 누명을 쓰고 있는 공모주 시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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