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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8천억 통 큰 배당 나선 까닭 ROE 높이려면 지난해 순익 2천억대 이상 배당해야

정미형 기자공개 2018-11-21 08:25:5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6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8000억원대 배당을 결정했다. 고배당 논란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올리기 위해 순이익 이상의 통 큰 배당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씨티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8275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600원, 우선주 2650원이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번 중간배당이 ‘자본 효율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9월 말 현재 20.1%로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ROE는 3.16%로 씨티 본사 목표치나 아시아 씨티의 10%대와 비교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실적(잠정치) 기준 국내은행의 평균 ROE는 8.26%로 집계됐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ROE는 각각 10.7%, 11.1%로 10%대를 넘나든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4.43%를 기록하고 있다.

박 행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BIS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을 우려해 본사로부터 8억불(1조 3백억원) 상당의 자본금을 긴급히 지원받았다"며 "이후 BIS비율은 18% 이상으로 시중은행 최상위를 유지했지만 자본효율성은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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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씨티은행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배당을 꾸준히 해왔다. 2014년 509억원에서 2015년 1162억원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1146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올해 배당금은 939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배당금이 해외로 송금되면서 씨티은행의 고배당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씨티그룹이 씨티은행해외투자법인(COIC)을 통해 한국씨티은행 지분 99.98%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대부분이 고스란히 미국 본사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번 중간배당 결정을 두고도 '국부유출'을 지적하며 논란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씨티은행이 ROE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배당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연구기관의 연구원은 "배당금이 순이익 범위 내에서 나가면 벌어들인 돈을 풀어내는 것이라 ROE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며 "순이익보다 높은 수준에서 배당해야 자본금 계정인 이익잉여금에서 자금이 나가 자본 액수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24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배당금은 이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수준으로, 순이익 규모를 크게 넘어선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번 배당 결정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지난해 바젤의 자기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은행권의 고액 배당 정책 자제를 요청한 바 있지만, BIS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이상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자본 효율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나름대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며 "법규에 위반되는 것도 아니고 배당 이후에도 BIS비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문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이번 배당을 한 이후에도 BIS비율이 17.7%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감원은 은행 BIS비율이 일반은행의 경우 10.5%, 대형은행은 11.5% 밑으로 내려가면 관리 조치 대상에 포함하고 배당이나 자본 유출을 일정 수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박 행장은 "추진 중인 차세대 전산 구축과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며 "필요시에는 언제라도 자본 확충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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