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21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입회보증금 반환을 쟁점으로 4년간 진행된 베네치아CC 소송. 회원들의 승소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도 벌써 한 달여가 지났다. 당초 골프장 업계에선 대법원 판결을 트리거로 막대한 파장이 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업계 추측은 기우였을까. 예상 외로 잠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사실 대법원은 회원들과 신탁공매 인수자 간의 고착화된 갈등을 봉합하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대법원의 바람과 달리 시장은 능동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보다 곁눈질로 주변 눈치 보기에 바쁘다.
현실은 채권회수가 필요한 금융기관, 입회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회원들 모두 방법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누군가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이라 믿고 정작 본인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상황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대중제 골프장과 비교해 세금(체육진흥기금·개별소비세) 부담과 낮은 영업이익률로 운영 핸디캡을 안고 있다. 대중제 전환이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다만 신탁공매는 이제 선택지에서 사라졌다. 낮은 수익성으로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에 입회보증금 채무액을 감면받고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활용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 판결로 회원들의 목소리가 전보다 커진 상황이라 담보신탁 채권자들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담보신탁자가 회생 기간엔 신탁공매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써줄 유인도 사라졌다.
회원들은 판결 초기엔 담보신탁 채권자들보다 힘의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베네치아CC 판결로 달라진 건 신탁공매가 줄어들었을 뿐이다. 회원들도 입회보증금을 조금이라도 반환받으려면 신탁담보 채권자들의 회생계획안 동의가 절실하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골프장 구조조정에 필요한 건 양보다. 베네치아CC 판결로 셈법을 논하며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단 이야기다. 이에 앞서 골프장 사업자들도 회원들을 배제한 채 독단적인 행보를 보여선 안 된다.
신뢰가 있어야 양보도 있는 법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구조조정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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