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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글로비스 폭풍성장, '수직계열화' 일등공신 [현대차 기아차 인수 20년]②부품·물류 계열사, 안정적 매출처 확보…완성차 실적연동은 '리스크'

구태우 기자공개 2018-12-03 08:27:5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8년 12월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그룹 수직계열화를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강판), 현대모비스(부품), 현대위아(부품), 현대글로비스(운송)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기아차 인수로 부품·물류 계열사들은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면서 성장의 길로 접어든다.

정세영 현대자동차 이사회 전 의장은 기아차 인수 당시 판매 차종이 겹쳐 시너지를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대를 잇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은 부도 위기에 있던 기아차를 품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키워냈다.

◇현대모비스 기아차 매출 100배 이상 늘어

현대모비스는 기아차 인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계열사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1973년 사장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기아차 인수는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로 등극하는 데 기여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의 3대 핵심모듈인 섀시, 칵핏, 프론트엔드와 A/S용 부품 공급을 맡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매출 규모는 기아차 인수 이듬해인 1999년보다 104배 증가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 중 기아차 매출은 4조7979억원으로 전체(19조4176억원)의 24.7%를 차지한다.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은 2009년부터 10조원을 넘어섰다. 기아차가 차지하는 매출액도 2014년 4조원을 넘어섰다.


모비스 실적 추이

그룹 내 또 다른 주요 부품사인 현대위아의 매출 중 상당수도 현대·기아차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6조9655억원의 매출을 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한 2002년 현대위아의 매출은 7701억원. 당시 기아차의 매출은 3885억원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6조9655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연매출액이 9배 가량 커졌다. 기아차가 차지하는 매출 규모도 6.4배 증가했다. 기아차 인수가 부품사 매출 규모를 키운 셈이다.

◇현대글로비스 기아차 매출 16년 만에 60배 늘어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현대차·기아차의 해외 운송을 맡기기 위해 설립한 계열사다. 역시 기아차 수출량에 상당 부분 기대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성장했고, 거래량을 더 늘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기아차 매출은 2001년 불과 410억원(20.6%)에 불과했다. 16년이 지난 2017년에는 그 60배 이상인 2조4703억원(19%)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보다 65배 늘어난12조98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글로비스에서 기아차 매출은 2012년 큰 폭으로 올랐다. 기아차가 2006년부터 체코 슬로바키아 생산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생산거점을 해외로 확대한 영향이다. 현재 기아차의 해외 생산거점은 체코 법인(KMS), 미국 법인(KMMG), 멕시코 법인(KMM), 인도 법인(KMI·내년 가동)과 중국 합작회사인 둥펑위에다기아차가 있다. 해외 생산기지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서 생산된 반제품(CKD) 등이 현지 생산기지로 운송됐고, 현지서 생산된 완제품은 해외 판매법인과 판매점으로 운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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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에서 기아차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매출은 국내법인을 넘어섰다. 현대글로비스는 2012년 KMS를 상대로 1조487억원을, KMMG를 상대로 5294억원의 매출을 냈다. 해외법인 매출이 국내법인(9105억원)보다 6676억원 더 많았다. KMMG와 KMS의 연간 생산실적이 전년보다 12만5570대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중 50% 미만을 CKD 운송사업에서 냈다. 기아차의 해외 생산물량이 늘어날 수록 CKD 운송으로 인한 수익성은 높아지는 구조다. 내년 인도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글로비스 매출에서 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진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불황에도 기아차로 인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2년 이후부터 매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아차로부터 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중 50% 미만을 CKD 운송사업에서 냈다.

◇수직계열화로 성장…판매 부진에 계열사 실적도 동반 하락

지난해 그룹 내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현대자동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위아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캐피탈이 기아차를 상대로 낸 매출은 10조4744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강판 생산, 부품 생산, 완성차 조립, 해외 운송, 할부 금융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수직계열화로 완성차 업체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글로벌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완성차 판매 부진은 현대차그룹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어닝쇼크에 계열사 실적마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계열사의 현대차와 기아차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22억원, 881억원 떨어졌다. 현대글로비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동안 382억원 감소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3분기 현대차의 유럽과 미주 지역의 생산거점인 체코공장(105.3%)과 미국공장(83.6%)에서 가동률이 각각 11.4%포인트, 9.7%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기아차는 모든 생산거점에서 가동률이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기아차 미국공장은 지난 3분기 가동률이 무려 24.7% 포인트 하락한 67%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국내 최고 신용등급 지위인 'AAA'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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