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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부문장, 우리은행 '페이스 메이커' 역할 기대 [금융 人사이드]123회 완주한 마라톤 애호가...WM·IB 핵심보직 두루 거치며 영업부문 총괄 맡아

김선규 기자공개 2018-12-05 08:22:2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집행부행장)은 마라톤 애호가다. 그동안 마라톤 풀코스를 123회 완주했다. 100km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도 세 차례 완주했다. 보통사람은 평생 한번도 힘들다는 먼 거리다.

정 부문장은 "30년 넘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10km씩 뛰었다"며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해도 전날에 술을 과하게 마셔도 새벽에 뛰어야 땀도 빼고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목포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동네 친구들과 정박돼 있는 배까지 누가 먼저 수영해서 돌아오는지 내기를 했고, 15km가 넘는 학교까지 자전거로 다녔다고 한다. 그러면서 탄탄한 몸매의 비결이 운동이라며 유쾌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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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마라톤 동호회장을 맡았지만, 동료와 후배들에게 뛰는 즐거움과 어떻게 뛰어야 다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회장직을 수행했다고 한다. 다만 외부 동호회에 초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혼자 달리는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부문장은 "첫 철인3종 경기에 참여했을 때 2시간 47분을 기록하면서 상위 0.5% 안에 들었다"며 "첫 출전에서 상위권 기록이 나오니깐 다른 동호회에서 가입 요청이 쇄도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동호회에 들어가면 마라톤 자체를 즐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고 말했다.

정 부문장은 30년 넘게 '은행원'으로 살아왔다. 1978년 목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내에서 영업통으로 알려진 정 부문장은 2003년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부부장을 거쳐 2008년 개인고객본부장, 2012년 역삼역금융센터장, 2014년 강남2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 부문장은 마라톤이 '가장 정직한 운동'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업무를 마라톤에 비유한다.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중장기 계획을 갖고 뛰어야 한다는 점에서 마라톤과 은행업무, 관리자로써 관리능력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라톤에서 능력을 초과해 오버페이스를 하면 결국 완주를 하지 못하듯이 은행 업무도 초지일관 정신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또한 마라톤 전에 몸을 만들고 음식조절도 해야 하는데 은행도 준비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마라톤 정신'은 그의 행보에서 엿볼 수 있다. 정 부문장은 자산관리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던 2001년 PB사업단 설립을 주도했다. 고령화 시대 진입과 복잡해진 금융상품에 대비해 고객에게 자산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PB 선발과 양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직접 교육을 담당했다. 당시 정 부문장으로부터 PB교육을 받은 행원들이 지금은 지점장을 맡아 우리은행 자산관리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7년 우리은행 WM그룹을 맡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수료 수익이 좋은 주식형 펀드 상품에 집중하기 보다 채권형과 혼합형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상품 포트폴리오와 고객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특정상품 쏠림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다른 은행의 경우 2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이 좋았고 수수료 수익도 높아 증권형 펀드 상품을 많이 팔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고객수익률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수수료 수익률이 1% 밖에 되지 않은 채권형 등을 균형 있게 가져갔다. 그 결과 고객수익률을 6.11%까지 끌어올리면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IB그룹을 맡은 정 부문장은 서두르기보다 때를 기다리며 투자 원천을 찾는데 주안점을 뒀다. 글로벌IB데스크를 통해 해외 SOC사업, 항공기금융, 부동산투자 등 참여할 수 있는 해외 IB딜을 물색하면서 수익 활로를 찾았다. 호주 시드니 공항 이전 등의 인프라 사업, 영국 현지 기업 신드케이트론 등에 참여해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부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두산공작기계 리파이낸싱 등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그결과 3분기 기준 IB부문 영업이익은 1700억원에 달했다. 인수금융 상위 5곳 중 이름을 올린 유일한 은행이다.

정 부문장은 향후 우리은행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전환 안착과 리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조절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은행 핵심 사업인 WM와 IB에서 견조한 실적을 쌓은 정 부문장은 이번 임원인사에 우리은행 영업부문·개인그룹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사실상 우리은행 서열 2위까지 오른 셈이다.

정 부문장은 "마라톤 대회를 나갈 때마다 우리은행 로고가 나오는 동호회 유니폼을 입고 참여한다"며 "내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에 부끄럽지 않게 거짓없이 완주하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우리은행 로고가 항상 내 가슴에 있는 것처럼 책임감 있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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