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그룹, L&C에 '현대 DNA' 심는다 현대백화점 출신 'CEO·CFO' 배치, '先 안정-後 도약' 포석
노아름 기자/ 양용비 기자공개 2018-12-10 08:21:0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7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L&C를 품에 안은 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속도를 낸다. 간판을 현대L&C로 바꿔 달고 곧바로 현대L&C에 ㈜현대백화점 출신 인사를 수혈했다. 대표이사(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나란히 '현대맨'으로 임명하면서 현대L&C에 '현대' DNA를 심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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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적인 부분은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룹사의 현금 곳간으로 꼽히는 현대홈쇼핑을 현대L&C 인수 주체로 세우고, 이후 조직통합 작업은 ㈜현대백화점 출신 인물에 맡겼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선(先) 안정-후(後) 도약' 기조에 따른 인사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성숙기에 진입한 유통·패션 이외에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 신규 사업군으로 꼽히는 리빙·인테리어 사업부문은 현대L&C가 중심축을 새로이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L&C에 그룹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우선 심어두고 추후 그룹사 간 통일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CEO, CFO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현대홈쇼핑은 현대L&C(옛 한화L&C) 지분 100%에 대한 인수 계약(SPA)을 체결한 뒤, 지난 3일 지분 전량을 3666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이어 사명 교체, 조직체계 정비, IT 통합, 브랜드 변경 등 숨가쁜 한 달을 보내왔다.
이어 오는 2019년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L&C의 PMI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CEO와 CFO를 동시에 ㈜현대백화점 출신 인사로 선임해 현대백화점의 문화를 하향식으로 전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다.
현대L&C 사령탑을 맡는 유 대표는 ㈜현대백화점, 현대HCN을 두루 거쳐 주요 유통채널 및 미디어 유관 사업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내년 3월 현대HCN 대표이사직 임기만료를 앞뒀던 터라 거취가 주목되던 시점이었다.
유 대표는 13년간 몸 담아온 ㈜현대백화점(1988년 입사)을 떠난 2012년 이후 7년간 현대HCN에서 경영 전반을 챙겨왔다. 현대백화점그룹 조직문화와 유료방송 등을 망라한 사업영역을 챙겨온 터라 현대L&C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L&C를 인수키로 했을 때, 경쟁사들은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던 터라 차별화된 행보로 여겨졌다. 현대L&C와 현대리바트 등 종합 인테리어 사업은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방송영상학 석사 출신으로 그룹 내 '미디어통'으로 알려진 유 대표가 현대L&C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대L&C가 미디어 활용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현대홈쇼핑과의 접점을 늘려, 현대백화점그룹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부문을 상쇄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HCN이 보유한 여성전문 정보 채널 등에 현대L&C 제품의 노출을 늘려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L&C의 안살림을 책임지게 될 정 CFO는 1996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23년간 현대백화점그룹에 몸 담았다. 현대L&C로 터전을 옮기기 전까지 에버다임에서 재경실장을 역임해 온 '재무통'으로 꼽힌다. 줄곧 재무, 경영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와 재무 전문성과 현대백화점그룹 경영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정 CFO는 현대L&C의 재무안정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L&C의 전신인 한화L&C는 지난해 부채 비율이 320%에 달했다. 과도한 차입을 경계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기조에 따라, 한화L&C의 부채 비율은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화L&C가 그간 고질적으로 재무 위험을 떠안와 왔던 것을 감안하면, 정 CFO가 회사의 재무를 들여다 보고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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