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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닛산, 르노 동맹에 발목…무색해진 현지화 노력 [수입차 법인 분석]①허성중 대표이사 사장 '책임 경영'…르노삼성과 차별화 어려워 판매 '난항'

방글아 기자공개 2018-12-21 15:00:00

[편집자주]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의 가격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정비망도 잘 갖춰지지 않아 차량 결함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도 끊이질 않는다.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어떤 영업사원을 통해 사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촘촘하지 않은 수입차의 판매망과 정비망에서 비롯된다. 더벨이 수입차 국내 법인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0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닛산은 국내 진출해 있는 일본차 판매법인들과 비교해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 하에서 운영되는 만큼 토요타, 혼다 등과 비교해 일본 기업 색채가 옅다.

한국닛산의 이 같은 마켓 포지셔닝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국민정서상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다소 모호한 브랜드 정체성과 관계사 르노삼성자동차의 강한 국내 입지가 판매 확장에는 도리어 어려움이 되고 있다.

르노 지배구조22
한국닛산은 르노-닛산 체제 단위에서 르노삼성자동차와 생산·개발활동을 공유하는 특수관계사지만, 국내에선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며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설립된 한국닛산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판매를 개시했다. 진출 초기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가져와 판매했지만, 현재는 닛산 브랜드 판매비중이 이를 훨씬 웃돈다. 닛산 브랜드 차량은 2008년 판매 개시후 2년만에 인피니티 판매대수를 넘어섰고, 지난해 한국닛산·인피니티 전체 판매량의 70.0%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판매 성장세가 꺾여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다. 한국닛산이 안정기에 진입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 평균 11.8%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6년들어 2.6%로 떨어진 데 이어 2017년 0.5%로 추가 하락했다.

닛산은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 국내 닛산, 인피니티 판매 조직을 분리하고, 각 브랜드의 영업·마케팅을 이끌 대표를 앉혔다. 닛산은 필리핀닛산 영업·마케팅 부문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허성중 사장을 지난해 2월 닛산 대표에 임명, 인피니티 영업 부문 강승원 부장을 인피니티 영업·마케팅 대표에 각각 임명했다

닛산은 그해 6월 허 사장을 한국닛산 대표이사로도 선임했다. 종전 한국닛산의 경영과 감독을 분리, 일본인 임원들에게 각 업무를 맡겨 온 것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줬다. 당시 한국닛산 대표 집행임원를 지내던 타케히코키쿠치 사장과 이사회 의장이었던 야마모토신고 대표이사가 동반 퇴진하고, 두 권한이 모두 허 사장에게 넘어갔다.

현재 한국닛산 이사회는 허 대표이사 사장 외 올 들어 취임한 사내이사 카즈타아메미야, 감사 아츄시나지마, 2014년부터 활동 중인 기타비상무이사 우에노요시에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닛산의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한국인 허 사장은 책임 경영을 통해 영업 현지화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닛산 판매현황

허 사장은 취임 첫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닛산은 지난해 전년대비 9.6% 증가한 6285대(인피니티 제외) 판매를 기록, 인피니티 판매 하락에도 전년대비 12.2% 증가한 매출액 2830억8594만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의 90% 가까이가 닛산본사에 차량 구입비·수입수수료(매출원가)로 나가는 상황에서도 영업적자(226억4011만→79억231만원)를 대폭 줄였다.

이는 재고관리와 판매관리비 조정을 통해 이뤄냈다. 차량 매입을 줄여 매출총이익을 전년(128억8484만원)대비 2배 이상인 298억4302만원까지 끌어 올렸다. 여기에 통신비와 접대비, 운송비 지출을 두자릿수(%)씩 줄여 판관비를 13.8% 절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훈련비(129.9%)와 광고선전비(2.6%)는 늘려 판매 제고에 힘썼다. 내년 1월 출시를 예고한 SUV 모델 엑스트레일 판촉을 위해 인기 래퍼 사이먼 도미닉을 홍보대사로 선정, 현지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닛산을 바라보는 수입차 업계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관계사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과 차별화의 어려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닛산 로그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SUV QM6를 판매 중이다. 로그 플랫폼에 기반해 개발한 신제품 엑스트레일과 형제 모델이다.

한국닛산은 현재 닛산 브랜드용 서비스센터 16곳, 인피니티용 14곳 등 경쟁 대상인 일본 판매법인들과 비교해 폭 넓게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판매대수 기준 한국닛산을 앞선 혼다(13곳)와 비교해 훨씬 많다. 일본차 브랜드로서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토요타(14곳, 렉서스 제외)와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거점을 국내(부산)에 두고 전국에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와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 한국닛산이 직접 경쟁 상대인 일본차 브랜드들 대비 나은 여건을 제시하더라도 판매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단위에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 지휘 하에서 협업하는 양사 관계가 국내에선 닛산에게 손해를 주는 셈이다.

이밖에 재무적으로는 닛산 본사도 발목을 잡고 있다. 닛산 본사가 지난해 488억4774만원대 차량대금을 한국닛산에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한국닛산 전체 자산의 41.8%이 미수금으로 묶여 있다. 한국닛산은 2016~2017년 2년 간 이어진 영업적자로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한국닛산 재무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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