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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계열사 IPO 잇단 추진…에퀴티로 승부수 레버리징 경영 한계 인식 영향…ECM 시장 적극 활용

전경진 기자공개 2019-01-04 08:41:0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3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상장 기업 중심의 그룹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년간 그룹 재무 위기를 겪으면서 레버리징 경영의 한계를 인식한 결과로 평가된다. 자금 조달 창구를 주식자본시장(ECM)으로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상장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비상장 법인 위주의 그룹 경영 형태를 상장 법인 위주로 바꾸려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현재 이랜드그룹은 지주사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158개 종속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상장사는 단 2곳에 불과하다.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렙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2018년부터 그룹 내부적으로 상장 가능한 기업들은 선별해 중장기적으로 상장시켜나가자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며 "과거에는 일부 한 두 곳의 계열사만 상장을 검토했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의 내부 기조 변화는 지난해 이리츠코크렙 상장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핵심 유통 매장 3곳을 기초 자산으로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를 설립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시켰다.

올해는 이랜드리테일의 증시 입성을 예정에 두고 있다. 또 이랜드리테일 상장 일정이 끝난 후에는 지주사 이랜드월드의 패션사업부문을 분리해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법인도 예외는 아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2월 24일 사이판 호텔 법인인 미크로네시아리조트(MRI·Micronesia Resort)가 11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IPO 계획을 함께 밝혔다. 사모펀드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아 CB를 발행했는데, 투자자 엑시트 방안으로 IPO를 검토하겠단 입장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이랜드그룹이 레버리징 경영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이랜드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높은 수익성을 무기로 삼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투자나 운영자금이 부족할 땐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외부 차입금을 끌어왔다.

믿었던 실적이 무너지자 레버리징 경영은 '독'이 됐다. 차입금 만기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부담에 더해 신규 자금 조달시 높은 금리까지 감당해야 했다.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2017년 신용도가 저하되자 차입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모던하우스와 티니위니 등 핵심 브랜드까지 매각했던 이유다.

특히 당시 이랜드그룹은 우량 상장 기업 없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블록딜 방식의 지분 매각책도 구사할 수 없었다. ECM 시장 활용을 위해 상장 기업 수를 늘려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이랜드리테일 IPO의 경우에도 자금 조달과 차입금 감축이란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상장기업 수를 늘리려는 움직임은 외부 차입에서 벗어나 ECM 시장을 통해 자체 자본 확충이 가능한 형태로 그룹 경영을 해나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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