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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견제 '이미 시작'…올해도 '첩첩산중'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이상훈 의장 연임 반대 전력…하반기 이재용 부회장 연임 안건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9-02-11 08:09:23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오른 안건 중 하나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상훈 이사회의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반대 투표였다.

정기 주총의 경우 연간 재무제표 승인과 임기 만료 이사 연임 및 신규 선임 등을 보통결의 안건으로 올린다. 큰 이슈가 많지 않아 주요 주주들의 반대가 별로 없었고 국민연금도 이전 수년 동안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해왔던 국민연금이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당시 반대 이유로 '감독의무 소홀'을 들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의 세부기준 27조가 당시 반대 근거가 됐다. △법령상 이사로서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은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 의장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삼성 노조 와해 검찰 수사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 의장 연임을 반대한 건 이를 유념에 둔 결과였다. 다만 이 의장은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1년 3월 22일까지 임기를 연장해둔 상태다. 당시 주총에 참석한 다른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결과였다. 주총 보통결의 안건은 주주의 절반 이상 찬성을 얻으면 통과되고, 찬성주식수는 발행주식 총수의 25% 이상이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 10.01%를 갖고 있는 단일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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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서 보인 행보는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임을 알리는 사실상 '선전포고'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제도를 도입한 후 올해부터 투자 기업들에 대한 경영 참여를 본격화하기로 공식 선언한 상태다. 이미 이전 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논의가 지속해 있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3월 있었던 투자 기업들의 정기 주총은 그 효과를 미리 실험해보는 자리로 삼았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삼성전자 주총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주주총회 이슈가 첩첩산중이다.

당장 총 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3명 임기가 3월말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시점에 맞춰 만료된다. 삼성전자는 이들에 대한 연임 혹은 신규 임원 선임 안건을 이번 주총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 문제는 임기 만료 이사 중 지나치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인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과거 다른 삼성 계열사 주총에서 임원 장기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이력이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SDI가 2017년 3월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렸던 홍석주 사외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재직 임기와 신규 재직 임기를 포함, 연수가 10년을 초과(계열회사 포함)하는 자'의 경우 선임을 반대할 수 있다는 의결권 행사지침 세부기준 28조를 당시 따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인호 사외이사는 1943년생으로 삼성전자 등기임원 중 최고령이자 최장수 이사회 구성원이기도 하다. 상업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계 토박이로 2010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 직책을 맡았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근무 이력이 햇수로 10년 정도다.

함께 임기 만료를 맞이하는 송광수 사외이사도 이 같은 기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론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 28조에는 '법률 및 경영자문 등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회사와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되는 자'의 선임도 반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송 사외이사는 대검찰청 검찰총장을 역임한 후 김·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고 2013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았다. 김·장은 삼성바이오 등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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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송광수·박재완 삼성전자 사외이사(왼쪽부터).
삼성전자가 이번 주총에 이·송 사외이사의 연임 안건을 올릴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이들의 연임 안건이 오를 경우 국민연금은 과거 삼성SDI 주총에서 보였던 것과 동일한 행동에 나설 여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이사회 안건은 알지 못한다"고만 밝혔다.

업계는 당장 정기 주총 보다도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열어야 할 임시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26일 만료될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를 임시 주총을 통해 연장해야 한다. 만약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더라도 이 부회장 임기 연장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선언은 삼성전자 역시 그만큼 부담이 큰 사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 선임에 국민연금이 반대할 사유는 많지 않아 보이고, 올해 (국정농단 사태 관련 대법원 판결 등) 법적 사안이 해결되면 다른 주주들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반대 주권 행사가 우려되는 건 (삼성전자 주요 주주인) 외국인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5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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