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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처럼' 소맥열풍 언제까지…오비맥주의 고민 ①점유율 65% 육박…경쟁 심화 속 성장세 유지 난관

이충희 기자공개 2019-02-15 08:06:06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경쟁사 확대, 수입맥주 시장 성장 등 이유로 대부분 맥주 업체들이 경쟁에 내몰려 신음하고 있는 사이 오비맥주는 여전히 성장 가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오비맥주에게도 고민은 있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시장 점유율을 앞으로도 방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맥주 브랜드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카스처럼'으로 대표됐던 한국의 소맥문화가 일대 전환점 앞에 놓여 있다는 점은 또다른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공장 가동률 80%, 경쟁사 압도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국내 맥주공장 가동률은 약 8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평균 가동률이 지난해 38%, 롯데주류의 전체 공장 가동률이 55%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공장 가동률은 늘어나고 있는 매출 확대로부터 비롯된다. 경쟁 심화와 술자리 문화 변화 등으로 맥주 시장이 풍파를 겪고 있지만 오비맥주만큼은 아직까지 난관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의 2012년 매출액은 1조2597억원, 영업이익은 3680억원이었지만 2017년엔 1조6635억원, 4941억원으로 늘었다. 5년 동안 증가율은 각각 32%, 34%로 기록됐다. 당기순이익도 2660억원에서 3272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오비맥주1
단위 : 억원.

지금의 카스를 있게 한 건 한식과 잘 어울리는 라거 맥주 제조 기법과 절묘한 마케팅의 조화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10년대 들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회식 문화가 점차 자리잡는 동안 오비맥주가 내세운 '카스처럼'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광고를 통해 선보였던 '카스처럼' 캐치프레이즈는 선풍적인 소맥 문화와 맞물리면서 회식 장소에서 대명사처럼 굳어졌다"면서 "소주 처음처럼 한병에 카스는 3~4병이 소비되는 방식은 매출 확대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부채 줄고 자본 늘고…재무 합격점, 점유율 방어는 '글쎄'

오비맥주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쌓아온 만큼 재무 구조도 비교적 건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매년 쌓이면서 자본은 늘고 부채는 적당한 규모를 유지하는 흐름을 수년째 지켜오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부채총계는 1조2953억원으로 자본총계 2조2838억원의 57%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해가 갈수록 건실해지고 있는 오비맥주 재무제표 상에서 유일한 역주행은 충당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판매시점에 반품이 예상되는 매출을 재무제표 상 충당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충당부채는 7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3억2600만원, 2016년 5억6500만원 등으로 기록돼 증가율이 가파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충당부채 규모가 워낙 작아 의미 없는 숫자로 보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의 맥주시장 경쟁 심화와 맞물려보면 반품되는 양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비맥주2
단위 : 억원.

고공행진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앞으로도 지켜내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스의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60~65%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트나 클라우드가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는 사이 카스가 시장 대부분을 잠식했다.

그러나 최근 하이트진로가 발포주 필라이트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다. 롯데주류도 재작년 소맥시장을 겨냥해 론칭한 피츠가 조금씩 매출을 상승시키고 있고, 조만간 발포주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고 있고 수입맥주나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나온 브랜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면서 "최근 발포주 필굿을 출시한 것은 기존 카스만으로는 성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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