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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 10년간 이어진 '몸집 줄이기' [비틀거리는 주류업]①'임페리얼' 높은 의존도…실적 하락 가속도

전효점 기자공개 2019-02-26 09:24:56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2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르노리카 한국법인(페르노리카코리아·페르노리카임페리얼 합산)은 지난 10여년간 국내 위스키 업체 가운데 가장 급격하게 실적이 하락한 업체다. 2008년 이후 국내 위스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페르노리카 한국법인은 매출의 절대 다수를 로컬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에 의존하고 있었던 탓에 경쟁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보다 실적 하락이 더욱 가파를 수밖에 없었다.

페르노리카는 '글렌리벳',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의 위스키 및 보드카 부문 다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2위 위스키 업체다. 페르노리카는 1992년 프랑스 본사가 국내 법인을 설립한 이래 2000년대까지 황금기를 누렸다. 2000년에는 로컬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소유한 진로발렌타인스(현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를 추가 인수하면서 한때 디아지오코리아와 국내 위스키 시장 패권을 두고 다투기도 했다.

페르노리카 양 법인은 2009년까지만 해도 디아지오코리아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이후 10여년간 급격한 실적 하락을 거듭했다. 수입 위스키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실적 하락세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 반면 '임페리얼'만을 유통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 10년간 매출이 반토막 난데 이어 올초에는 결국 임페리얼 판권 매각까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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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위스키 '임페리얼' 높은 의존도…실적 하락세 키워

페르노리카의 추락은 대부분 로컬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의 부진에서 거듭된다. 1994년 출시 이래 한때 국내 양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임페리얼은 수년 전부터는 '윈저', '골든블루'에 이어 3위로까지 하락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2010 회계연도에 매출 2268억원을 기록한 후 8년 만인 2017 회계연도에 820억원을 거듭하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 20%를 넘나들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6%까지 추락했다. 자산 규모는 2008 회계연도 1432억원에서 2010년 2013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돼 2017 회계연도 기준 1209억원까지 절반으로 축소됐다. 이같은 실적은 수년 전부터 임페리얼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 됐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2012 회계연도에 1307억원까지 성장했지만, 2016 회계연도에 1000억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은 20% 언저리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왔지만, 최근 수년간은 4~19% 사이까지 등락률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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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부채비율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온 편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자산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부채비율은 100% 미만을 대체로 유지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자산규모가 정체하는 가운데서도 부채비율은 2013 회계연도 394%, 2015 회계연도 202%로 고점을 넘겼지만 최근 100% 미만까지 안정화됐다. 이는 외형 축소와 발맞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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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구조조정·유상감자

반면 프랑스 본사로의 배당은 상황이 어려워진 이후 오히려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실적이 정점을 찍은 2012 회계연도에 130억원을 배당했지만 이후에도 100% 이상의 배당성향을 대체로 유지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를 상회하는 배당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2013 회계연도에는 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80억원이 배당으로 책정됐다.

페르노리카임페리얼 역시 배당성향 90% 내외를 줄곧 유지했다. 2012 회계연도에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본금 229억원을 줄이는 유상감자(915만주→686만주)를 단행한 결과로 본사에 감자 대가인 583억원이 흘러 들어갔다. 이때문에 2012 회계연도에는 583억원과 229억원의 차이인 354억원의 감자 차손이 발생했다. 이듬해는 국세청으로 부과받은 과징금 부담으로 당기순손실 54억원을 기록했지만 본사에는 여전히 140억원이 배당돼 과다 배당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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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 한국 법인은 외형축소에도 이어진 과당배다 논란에 이어 지속적인 구조조정 단행으로 노사와의 잡음을 키웠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2006년 이후 2014년까지 6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형태로 정리해고를 단행해 백수십명의 직원을 감축한 이래 2014년에는 임페리얼 이천 공장 매각을 단행했다. 올초에도 5년만에 전사적인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발표, 270여명의 정규직 직원을 90여명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을 밝혀 페르노리카 노조와의 갈등을 키웠다. 노조는 외형 축소에도 본사로의 고액 배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구조조정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임페리얼 법인을 매각한 후 새로운 사업 모델에 따라 발렌타인과 앱솔루트 등 전략적 글로벌 브랜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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