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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족쇄 떨친 하나은행 지성규號 [하나금융 사장단 인사] 오랜 해외근무로 비리 연계점 없어…1963년생 '세대교체' 적임

원충희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9-03-04 08:23:23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8일 2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지성규 글로벌사업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 내정자는 하나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간 유력 후보군에 언급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선 지 내정자의 특이한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지 내정자는 하나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하나은행 경력 대부분을 해외, 특히 중국에서 쌓았다. 즉 하나금융 입장에서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채용 비리 부담을 덜기 위해 이와 전혀 무관한 이력을 쌓아온 지 내정자를 행장으로 선임했다는 얘기다.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자 내정자는 2001년 홍콩지점 부지점장, 2003년 심양지점장을 거쳐 2007년 하나은행 중국법인 설립단 부단장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중국법인 통합을 이끈 뒤 2017년말까지 KEB하나은행 중국법인장으로 지냈다.

현재 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글로벌 사업부문을 이끌며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유력 은행장 후보로 글로벌 전문가가 선정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정도가 손에 꼽힌다. 오히려 금융권 안팎에선 지 내정자의 이 같은 경력 덕분에 차기 행장에 앉을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지 내정자가 다시 중국에 들어간 시점이다. 지 내정자는 2014년말 하나은행 본점에서 근무를 하다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낙마 원인인 채용비리 논란과 전혀 엮이지 않았다.

함 행장은 2015년부터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인사청탁을 받아 9명을 부당 채용한 혐의와 함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 남녀비율을 4대 1에 맞춰 차별 채용한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 내정자는 당시 국내에 없었다는 점에서 채용비리와 엮일 이유가 없다"며 "그가 행장이 되면 하나은행으로선 족쇄 같았던 채용비리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비리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인물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울러 1963년생인 그는 하나은행 세대교체에 적합한 인물로 여겨진다. 허인 국민은행장(1961년생)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1961년생) 등 타 시중은행은 이미 1960년대생 행장을 선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이룬데 비해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1956년생이라 젊은 느낌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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