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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상승' 태림포장, 입맛만 다시는 제지업계 지갑 상황 녹록지 않아, 해외 업체도 인수 주체 가능성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07 10:09:21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판지업체 태림그룹의 대주주인 IMM PE가 계열사 엑시트(Exit)에 나섬에 따라 국내 제지업체들의 자금 상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IMM PE가 내놓은 매물은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보유 지분이다. 문제는 '몸값'이다. 작년 골판지업 호황으로 기업 가치가 불어난 상황에서 국내 제지업체들의 지갑 상황은 그렇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태림그룹 지배구조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 누적 연결 기준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영업이익은 각각 304억원, 702억원이다. 1년 전 9월 누적 기록과 비교하면 각각 282억원, 557억원 상승했다. 순이익은 각각 243억원, 649억원으로 2017년 9월 누적 순이익 -8억원, 129억원보다 251억원, 520억원 상승했다.

국내 제지업체의 수익성은 원재료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작년은 골판지 원재료가 되는 폐지(고지)의 글로벌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수입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고지 가격이 급락했다. 태림그룹을 비롯해 고지를 원료로 쓰는 국내 제지업체들이 웃을 수 있는 이유였다.

영업이익률 추이

실적 상승에 몸값 상승이 뒤따랐다. 통상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당기순이익과 비교기업 PER(주가수익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PER은 6배로 9월까지의 순이익(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순이익 합)으로만 계산해도 5352억원이 나온다. 다만 기업 가치를 환산할 때 순이익은 한 해 기준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매도자 측에서 이보다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주요 인수 대상자로 여겨지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자금 상황이다. 지난해 중순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1위 제지업체 한솔그룹마저 자금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한솔그룹의 지주회사 한솔홀딩스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428억원에 불과하다.

관계사인 한솔제지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17억원에 그친다. 매출채권 등 기타 유동자산을 모두 끌어모은 값은 6597억원이지만 이 중 대부분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으로 인수를 위한 현금성자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에 한솔제지 자체가 보유한 1조원에 육박하는 차입금도 부담이다. 한솔제지의 부채비율은 210.6%로 낮은 수준이 아니다.

한솔그룹의 뒤를 쫓는 무림그룹은 비교적 상황이 낫지만 인수를 위한 총알이 넉넉한 편은 결코 아니다. 무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무림SP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35억원에 그치고 있다. 펄프 제조사 무림P&P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무림페이퍼 역시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885억원밖에 없다. 무림페이퍼는 보유 중인 차입금도 1조원을 넘어선 상태라 고가의 매물을 선뜻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골판지 전문 기업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세아제지를 품고 있는 아세아그룹의 지주회사 ㈜아세아는 지난해 말 기준 2146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기타 제지업체 중 지갑 상황이 가장 넉넉하지만 태림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기에는 모자란 금액이다. 기타 골판지업체인 신대양제지와 삼보판지 역시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53억원, 210억원에 그친다.

제지업체 재무

이에 업계에서는 태림그룹 계열사들의 주인이 국내가 아닌 해외 업체가 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목적은 시세 차익"이라면서 "비싼 값을 부르는 업체가 있다면 국내든 해외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종이업과 달리 포장업은 물류비가 많이 드는 업종인데, 해외 업체가 이러한 점을 고려하고도 쉽게 인수에 나설 수 있을까 의문"이라면서 "국내, 해외를 떠나서 제조업체가 아닌 다른 직군의 업체들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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