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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운용사의 '변신 혹은 변절' [thebell note]

서정은 기자공개 2019-03-11 08:01: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07: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새 에쿼티(주식형) 상품은 내놓으면 잘 안팔려서요. 한 번 바꿔보려고요"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들로부터 최근에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다. 상당수는 1~2년 전만해도 '주식형 하우스'로 입지를 키우겠다며 포부를 내비친 곳들이었다. 이들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유는 있었다. 전례없는 강세장을 맛봤던 2017년과 달리 2018년 증시는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이 겹치며 2018년 한 해 코스피 지수는 18%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증시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고 하니 주식형 하우스에게는 고난의 시기였다.

헤지펀드 시장도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18년말 기준 운용기간 1년 이상, 100억원 이상 펀드 중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는 평균 마이너스(-) 19%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롱숏 전략을 활용하는 에쿼티 헤지(Equity Hedge)도 마이너스 성과를 피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든 시장에서 버텨보겠다던 운용사들은 올들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어떤 곳은 대주주가 바뀌기도 했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교체라는 강수를 둔 곳들도 있었다. 임직원 교체를 계기로 아예 간판을 바꿔단 곳도 있었다. 떠나는 이유를 그 누구도 노골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성과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원인이라는 것쯤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최소 자기자본 요건에 못미치는 곳들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이들이 눈길을 돌린건 메자닌,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다. 지난해 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흥행했으니 성장성 있는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이밖에 멀티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를 뒤따르는 운용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양심을 바꾸면 변절, 관점이나 논리를 수정하면 변신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운용사에 대입하면 변절은 '운용 철학을 버리고 인기 있는 상품만 좇는 것', 변신은 '운용 철학을 지키기 위해 전략을 바꾸는 것'이 될테다. 이들이 주식형 하우스에서 탈피하려는 이유가 단순히 잘 팔리는 상품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성공하긴 어려울 것 같다. 야심찬 변신이 될지, 무모한 변절이 될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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