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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CB 투자, 운용사별 '희비' 포커스·아샘운용·NH증권 총 45억 편입상태, 멀티에셋 장내매각 109억 '엑시트'

이민호 기자/ 김진현 기자공개 2019-04-04 13:00: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에너지 전환사채(CB)를 담은 자산운용사에 비상등이 켜졌다. 웅진에너지 재무제표가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으며 발행된 CB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초 가장 큰 규모로 웅진에너지 CB에 투자한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장내 매각을 통해 이미 엑시트를 했다. 반면 포커스자산운용과 아샘자산운용, NH투자증권 헤지펀드는 여전히 해당 CB 리스크를 안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7회차 CB에서 EOD가 발생하기 전 투자자들과 협상을 통해 원리금 153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을 요구받았지만 ㈜웅진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데 실패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이 더 커진 상태다.

◇포커스·아샘 등 '초조해진' 헤지펀드운용사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가 발행한 CB를 편입한 운용사와 증권사는 총 3곳이다. 포커스자산운용과 아샘자산운용이 각각 7회차 CB에서 20억원과 15억원을 자사 펀드에 나눠담았다. NH투자증권도 헤지펀드에 10억원을 편입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6회차 CB에서 109억원을 편입했지만 이미 출자전환 후 장내매각해 위험에서 벗어난 상태다.

웅진에너지는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자금 조달에 나섰다. 그해 6월 태양전지 기판재료인 폴리실리콘 구매를 위해 2회차 변동금리부외화사채(FRN)를 6000만달러(653억원) 규모로 발행했고 12월에는 대덕테크노밸리 제3공장 기계시설 설치를 목적으로 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1200억원어치를 일반공모방식으로 발행했다.

하지만 2013년 웅진홀딩스(현 ㈜웅진)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3회차 채권에 EOD가 발생했다. EOD 발생으로 만기 전 조기상환이 청구됐지만 이를 전량 상환할 여력이 부족했던 웅진에너지는 일부 현금변제와 출자전환 후 2회차 FRN을 6회차 CB(441억원)로, 3회차 BW를 4회차 CB(667억원)과 5회차 CB(48억원)로 각각 차환 발행했다. 6회차 CB 발행 당시 한국산업은행(218억원)과 함께 사채권자였던 멀티에셋자산운용(구 KDB산은자산운용)이 109억원을 차환받아 자사 펀드에 편입했지만 해당 물량은 출자전환 후 장내매각을 완료해 관련 펀드를 청산한 상태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2월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150억원 규모 7회차 CB를 추가로 발행했다. 이 중 45억원이 헤지펀드로 흘러들어갔다. 포커스운용은 '포커스S2 라이언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 제1호'와 '포커스S2타이거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제1호' 등 8개 펀드에 20억원을 나눠담았다. 아샘운용은 '아샘메자닌플러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와 '아샘메자닌플러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2호' 등 5개 펀드에 15억원을 편입했다. NH투자증권은 'NH앱솔루트리턴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에 10억원을 담았다.

웅진에너지

◇웅진에너지 버림받았나, 투자자들 '볼멘소리'

기존 만기가 올해 12월까지였던 웅진에너지 4·5회차 CB에서 EOD가 발생한 이유는 7회차 CB에서 먼저 EOD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웅진에너지는 외부 회계법인의 재무제표 감사 과정에서 7회차 CB에서 EOD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해당 CB 인수자들에게 계약조항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2023년 2월인 7회차 CB에는 웅진에너지가 관리종목으로 선정되는 경우 EOD가 즉시 발생한다는 계약조항이 포함돼있다. 웅진에너지가 27일 제출한 2018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본금(1544억원)과 자본총계(412억원)를 반영한 자본잠식률은 73.3%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고 명시돼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7회차 CB에서 EOD가 발생할 경우 4·5회차 CB에서도 계약조항에 따라 자동으로 EOD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7회차 CB에서 EOD 관련 계약조항을 삭제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7회차 CB 인수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리금 153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7회차 CB를 ㈜웅진의 자금지원을 받아 조기상환하면 EOD 관련 계약조항 자체가 무의미해져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4·5회차 CB 상환에 필요한 자금조달 계획을 세울 시간을 벌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웅진에서 자금지원을 거부하자 협상은 무산됐고 감사보고서에서 또 다른 EOD 사유인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으며 4·5회차 CB에서도 연쇄적으로 EOD가 발생해 미지급액이 756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웅진에너지 CB 인수자들은 현금성자산이 82억원에 불과해 자체 상환능력이 없는 웅진에너지의 사정을 알면서도 손을 놓아버린 ㈜웅진이 사태를 키웠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의 이같은 태도는 코웨이와 웅진에너지를 대하는 온도차가 큰 몫을 했다는 주장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코웨이 되찾기에 1조1000억원에 이르는 외부차입을 시행하고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000억원을 끌어온 것도 모자라 그룹 차원에서 4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하지만 웅진에너지가 당장 올해 상환해야 할 원리금은 은행권 차입 원리금(512억원)과 4·5회차 CB 원리금(603억원)를 합친 1115억원으로 지원 시 상환할 여력이 충분했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여기에 7회차 CB 조기상환에 필요한 원리금(153억원)을 더해도 1268억원이다. CB 인수자들 사이에서 '㈜웅진의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웅진 관계자는 "㈜웅진은 2014년부터 웅진에너지에 1000억원 이상 지원하며 중국 정부의 태양광 산업 지원으로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구책을 찾아왔다"며 "태양광 업황이 나빠지면서 계열사 웅진에너지 사정도 나빠진 것일 뿐 ㈜웅진이 지원을 하지 않거나 고의로 부도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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