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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알펜루트자산운용, 리스크관리 '경고등' [인사이드 헤지펀드]투자 벤처기업 '버닝썬 사태' 연루 등 잇딴 악재

최필우 기자공개 2019-04-04 08:36:2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3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리IPO 큰손으로 부상한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잇따라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피투자기업에서 악재가 발생해 원활한 엑시트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외형을 급격히 키운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A 벤처기업에 50억원을 투자했다. A 사는 가상현실(VR)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증강현실(AR) 기업 B사와 합병한 곳이다. AR 기술을 활용한 전시관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고 VR 테마파크 브랜드 '헤드락VR'을 론칭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

하지만 헤드락VR 제작과 홍보에 참여한 전 빅뱅 멤버 승리가 '버닝썬 사태'에 연루되면서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불똥이 튀었다. A 사 합병 과정에서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데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상장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상장 전 지분을 팔 기회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태우 알펜루트자산운용 팀장이 해당 투자 건을 심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팀장은 지난해 알펜루트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약 7년간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면서 IT 업계 네트워크를 쌓아 왔다. 운용 전문성보다 다양한 네트워크, 참신한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이다. VR 분야에 대한 이 팀장의 관심이 투자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가 전시 사업 등 공간 활용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동부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유리치투자자문과 쿼드자산운용을 거쳐 지난 2014년 알펜루트자산운용에 합류했다. 2017년 말 운용부문을 총괄하는 각자대표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대 주주(지분율 55.5%)로 등극해 영향력이 가장 크다.

이달 상장에 재도전하는 게임사 SNK 투자 건도 목표했던 수익 달성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작년 8월 중국 주주로부터 SNK 주식을 200억~30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SNK 상장 철회로 투자 기간이 길어졌다. 공모가밴드가 낮아지면서 전환가를 30% 낮췄지만 SNK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회사에 합류한 박순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대표가 SNK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알리바바 게임담당 총괄 이사,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를 거쳐 중국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새로 영입한 인력의 경험과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운용 방식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나 마켓컬리 같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기업 발굴은 가능하지만 펀드 운용 측면에서 보면 큰 변동성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김 대표는 리스크관리 체계 강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불거진 리스크는 급격한 외형성장의 반대급부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알펜루트자산운용은 2016년 새로운 하우스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말 최재일 전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가 블록딜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대표와 인력이 대거 교체됐다. 주력 자산군도 상장주식에서 메자닌과 비상장주식으로 바꿨다. 이후 펀드 설정액이 6500억원까지 늘어났고 피투자기업이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급성장에 따르는 리스크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피투자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면서 PB와 펀드매니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최근 불거진 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따라 한단계 더 도약할지, 아니면 사세가 급격히 줄어들지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리스크를 관리할 안전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펀드의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지금까지 투자한 대부분의 기업에 풋옵션, 전환가조정 조건을 걸어놓은 만큼 문제가 된 투자기업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별도의 감사 조직을 두고 있어 피투자기업에 대한 관리가 충분할 것으로 봤다. 감사팀은 총 5명의 회계사로 이뤄져 있고 올해 변호사를 추가로 영입할 예정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 관계자는 "박순우 대표와 이태우 팀장은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1~2개 투자건 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운용팀과 감사팀이 분리돼 모든 투자 건을 다른 관점으로 검증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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