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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초장기 사모채…5000억 빅딜로 부족했나 15년물 700억 발행…사측 "유연한 자금 조달 전략"

이경주 기자공개 2019-04-05 14:24: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3일 16: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만기 15년에 달하는 초장기 사모채를 발행했다. 5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찍은 지 한달여 만이다. LG전자는 업계 지적에도 매년 공모채와 다름 없는 만기 구조의 사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공모 조달이 충분히 가능한 AA급의 초우량 기업의 잇따른 사모조달에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LG전자는 3일 7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일이 2034년 4월 3일까지로 15년 초장기물이다. 표면이율은 2.788%로 산정됐다. 별도 콜·풀옵션은 없다. 주관업무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대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다시 사모시장을 찾았다. LG전자는 올 2월 중순 5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트렌치별(만기구조)로 5년 500억원, 7년 600억원, 10년 2800억원, 15년 1100억원이다.

사모채는 신용등급이 낮아 공모 시장에서 기관 수요를 모으기 힘든 비우량 기업이 주로 활용한다. 반면 2012년 수요예측 도입 이후에는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도 드물게 사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기업실사와 북빌딩 등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강하다.

회사채 시장 선진화 방안 시행 후 사모채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가 LG전자다. AA0(안정적)로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년 초장기 사모채를 찍어 왔다.

이번 사모채는 보통 금리 측면에서 디스카운트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발행물은 한달여 전 찍은 15년물 공모채 이자율 2.954%보다도 낮다. 공모와 사모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존의 시장 질서가 왜곡돼 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에선 우량 대기업 사모채 확산에 대한 우려감을 오래 전부터 표해 왔다. 우량사들이 발행이 손쉽고 간편한 사모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공들여 구축한 공모채 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채 시장은 2012년 4월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되면서 형성됐다. 수요예측은 공모채 발행 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수요를 조사해 수요와 공급의 적정한 수준을 맞춰 가격(발행수익률)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수요예측 전에는 대표주관사가 기업실사도 진행해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한다. 이는 자본시장 건전성을 제고했고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되는 성과를 낳았다. 국내 기업들은 자본조달이 더욱 용이해 졌다.

LG전자가 속해 있는 AA급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공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올 1분기 발행규모가 9조9500억원으로 전체(16조9520억원)의 58,7%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가 사모로 공모보다 낮은 이자율로 발행에 성공한 점은 다른 AA급의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전자는 오래전부터 사모채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연간 사모채 발행규모는 2013년 2000억원, 2014년 2000억원, 2017년 1500억원, 2018년 3000억원이다. 작년이 사상최대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서 발행한 공모채 5000억원을 감안하면 사모채 700억원은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사업전략 상 사모채가 효율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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