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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한국물 데뷔전부터 진기록 행진 [Deal Story]적극적 로드쇼, 전기차 배터리 '특효약'…'최초' 수식어 휩쓸어

피혜림 기자공개 2019-04-11 11:07:2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첫 한국물 발행에 나서 '최초' 수식어를 휩쓸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달러와 유로화 두 개의 통화를 동시 발행한데 이어 규모 또한 15억달러(약 1조 7140억원)를 넘겨 공기업을 제외하곤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4년, 5.5년, 10년 등 만기구조를 세 개로 나눈 점 또한 국내 민간기업 최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부각해 한국물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LG화학은 조달 자금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에 쓰인다는 점을 활용해 화학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그린본드 발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일주일에 걸친 로드쇼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에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안정성에 대한 설득력도 높였다. LG화학은 프라이싱(pricing)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모아 한국물 발행 역사상 최대 주문량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 주효…그린본드 형태·로드쇼 소통 전략 '적중'

LG화학은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컨설팅 업체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그린본드 발행을 위한 검증보고서를 받아 본격적인 외화 채권 발행에 착수했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환경 개선 및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하는 채권이다. LG화학은 자금 사용 목적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시설투자라는 점을 부각해 화학회사로는 최초로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그린본드 발행의 조건이 됐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투자는 신용등급 평가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달 14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LG화학(A-)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 등으로 올해에만 약 6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탓에 차입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였다. 다만 무디스는 LG화학 신용등급을 A3(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일주일에 걸친 로드쇼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켰다. 4월초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 파리, 독일, 미국 등을 돌며 글로벌 투자자를 만나 LG화학이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기차 생산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중국과 폴란드 등 해외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가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석유화학 사업을 기반으로 창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적자 실적을 내지 않은 점 역시 투심을 사로잡았다.

◇투자자 모집·금리 절감 성공적…'A-' 한국물 발행사 등극

적극적인 투자자와의 소통에 힘입어 LG화학은 8일 진행한 글로벌본드 프라이싱에서 총 105억달러 가량의 주문을 모았다. 달러 채권과 유로화 채권에 각각 59억달러, 41억유로의 자금이 몰렸다. 그린본드 발행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투자자를 끌어들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와 유로화 자금 수요와 적절한 만기 배치 등을 고려해 앞서 LG화학은 발행 구조를 달러 채권 5.5년물과 10년물, 유로화 채권 4년물로 구성했다.

조달비용 또한 대폭 절감했다. 당초 LG화학은 5.5년물과 10년물 달러화 채권의 최초제시금리(Initial Pricing Guidance)로 각각 미국 국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에 125bp, 145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는 5.5년물과 10년물 각각 95pb, 117.5bp로 확정했다. 처음 제시한 수치보다 30bp 안팎 금리를 낮춘 셈이다.

유로화 채권 역시 마찬가지였다. LG화학은 유로화 미드스왑(EUR MS)에 90~95bp를 가산한 수준을 최초 가산금리로 제시했으나 투자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가산금리를 65bp까지 낮췄다. LG화학은 발행규모를 달러화 5.5년물과 10년물 각각 5억달러, 4년물 유로화 채권 5억유로로 확정했다.

그린본드라는 적절한 채권 유형 선택과 투자자와의 소통 외에도 'A-'라는 우량 신용등급이 LG화학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 기준으로 A- 이상의 등급을 가진 민간기업은 SKT와 KT, SK브로드밴드, 삼성전자 정도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민간기업 중 몇 안 되는 A급 기업인데다 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인 화학기업이라는 점 등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며 "화학기업은 안정적인 산업 사이클 덕에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있는 섹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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