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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SK의 반격…"발목잡기 도 넘었다"업무방해죄 등 법률 검토 착수, 강경대응으로 선회…매출·증설 타격 불가피

최은진 기자공개 2019-05-03 18:20:39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07: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기술유출 소송제기가 '도를 넘은 발목잡기'라며 반격을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에선 업무방해죄를 물어 맞소송에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에서 채용한 직원 대부분이 대리·과장급에 불과한 주니어급이기 때문에 기술유출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한참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2차전지(배터리) 사업을 방해하기 위한 행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건으로 고객사로부터 컴플레인을 받는 등 상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상대로 업무방해죄 등을 묻기 위한 법률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에도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29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 혐의로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는 정도의 미온적인 전략을 고민했으나 LG화학이 강도높게 공격하는 데 따른 손해가 상당하다는 판단으로 강경대응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SK이노베이션은 기술유출 혐의 자체가 사실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LG화학이 소송 장기전을 통해 업무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주장하는 자사로의 이직자 76명 대부분이 대리·과장급 인력이기 때문에 기술유출과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직자 상당수가 공장 생산직 오퍼레이터이기 때문에 핵심기술을 유출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과 2017년 약 2년간 LG화학 배터리 부문에서 퇴사한 직원만 700여명이고 지난해까지 합치면 총 1000명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 중 10%도 안되는 인력의 이직으로 기술유출 혐의를 씌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LG화학이 문제삼은 입사지원서상의 업무기술서의 경우에는 해당 직원이 과도하게 자세히 적어놓은 것일 뿐 핵심기술도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특히 해당 인력은 SK이노베이션에 채용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업무기술서는 LG화학도 경력직 채용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동일한 양식이라고도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잇딴 인력 이탈에 대한 책임을 엉뚱한 곳에 돌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배터리업계서 LG화학은 연봉이나 처우 등이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 초 경력직 경쟁률이 200대1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단 한번도 LG화학 인력을 직접 연락해 영입하는 채용을 진행한 바 없이 모두 경쟁방식으로 블라인드로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이 직원들의 현실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무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소송을 제기한 그 이면에 다른 꼼수를 품고 있을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소제기를 했고 ITC에 셀·팩·샘플 등의 수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이 경쟁사에 대한 견제나 업무방해 차원인 것으로 보고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미국은 근로자들의 직업선택권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직금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소송을 진행하는 데는 약 3년여가 걸린다. 자칫 SK이노베이션 제품이 수년간 미국 내에서 유통이 불가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에 고객사들의 불만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때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혹시라도 불확실성이 있는지 등을 질문하기 위해서다. 또 생산 제한과 배상 가능성 등이 있는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과 유럽 내 배터리 공장 증설 일정도 지연될 것으로도 보인다. 포드와 폭스바겐 수주가 계획 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은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상당한 출혈이 발생하는 셈이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은 그룹의 사활을 건 2차전비 사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물론 고객사들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LG화학의 무리수에 강경대응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건전한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국내의 2차전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이같은 소송전이 아쉽다고도 토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의 주장은 직원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억지 주장일 뿐"이라며 "고객사의 불안을 야기하고 증설 일정이 지연되는 등 상당한 출혈이 예상되는만큼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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