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1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규모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를 본격화한 영향이다. KT의 올 1분기 자본적 지출 투자 규모는 5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KT의 CAPEX 투자비는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0년대 초 벌였던 LTE 설비투자를 고려하면 향후 3년여간 해마다 3조원 이상 CAPEX 투자가 예상된다. KT는 올해 CAPEX 투자비로 3조3000억원을 책정했다.


3일 K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기준 CAPEX 투자비는 55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70억원 대비133% 늘어났다. KT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자본적 지출 가이던스를 3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CAPEX 가이던스였던 2조3000억원에서 1조원 증가한 수치다.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KT는 지난해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벌이지 않았다. KT의 지난해 CAPEX는 1조9770억원으로 2017년 대비 12% 줄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설비투자는 1조3971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고, SK텔레콤 경우 전년 대비 8% 증가한 2조1300억원을 설비투자비로 지출했다.

KT가 이날 가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CAPEX 증가와 관련된 질문이 줄을 이었다. CAPEX 투자비가 예상보다 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이에 대해 "5G 품질 향상 뿐만 아니라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통신국사 등급 조정 및 망이중화 등 재난대응 측면에서 자본적 지출을 실시할 것"이라며 "5G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에 부담될 수 있으나 장기 성장기반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KT는 5G 망구축을 위한 별도의 CAPEX 지출 자료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KT의 과거 LTE 투자를 돌이켜보면 향후 5G 투자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이다. KT는 2010년부터 4년간 3조원이 넘는 자본적 지출을 단행했다. 2011년 LTE가 상용화된 후 2012년 대중화 단계에 이르자 그 해 자본적 지출로 3조7110억원을 투입했다. 증권가에서도 과거 투자에 비추어 향후 3~4년간 해마다 3조원 이상 투자를 전망하고 있다.

LTE 설비투자와의 비교와 관련해 윤 전무는 "5G의 주파수 특성과 네트워크 구조 상 이전 세대(4G) 대비 자본적 지출 증가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LTE 자본적 지출과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KT의 자본적 지출이 늘자 이와 연계된 감가상각비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았다. 5G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관련된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5G 투자 집행 시작과 신규 주파수 상각에도 불구하고 2012년부터 2013까지 투자했던 LTE 자산의 상각이 소멸되면서 연결기준 감가상각비는 전년 대비 1%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APEX 투자비 확대가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부담스러운 요소로 작용하지 않으려면 5G 가입자를 빠른 속도로 늘리는 수밖에 없다. KT의 5G 무선 가입자는 80% 이상이 8만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를 자랑한다. KT는 올해 연말까지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중 10%를 5G 가입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현재 1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KT는 가입자 확대를 위한 불필요한 보조금은 지양하는 등 마케팅비 상승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8344억원, 영업이익 40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2%, 1%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무선사업 매출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로 소폭 감소했으나 미디어·콘텐츠 사업에서 두 자리수 이상 성장률을 이어갔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 덕분에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